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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부통령을 “트럼프” 또 실언···‘사퇴론’ 혹 떼려다, 혹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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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자회견서 대선 완주 ‘재확인’

“내가 최적임자” 후보 사퇴 일축

같은 날 젤렌스키 만나서는 “푸틴”

건강 상태와 인지력 의구심은 여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단독 기자회견에서 당 안팎에서 확산되는 후보 사퇴론을 일축하며 대선 완주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날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잘못 부르는 등 건강 상태와 인지력을 둘러싼 의구심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완주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음에도 측근들이 후보 사퇴를 설득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이후 기자회견에서 대선 레이스 지속 여부 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가 대통령으로 출마하기에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그(트럼프)를 한 번 이겼고 다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다른 주자들이 있지만, 그들은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나는 미국을 통치하기에, 또 선거에서 이기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의 끈질긴 후보 사퇴 요구 관련 질문에 거듭 “아직 끝마쳐야 할 일이 많다”고 강력한 재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특히 ‘캠프가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이 더 높다는 자료를 제시할 경우 후보 사퇴를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신이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한 아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의 역량에 대해서는 “그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강한 신뢰를 보여줬다. 하지만 답변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불렀다. 앞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가 바로잡았다.

이날 기자회견은 후보 사퇴 요구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시험대로 여겨졌다. 사전 대본 없이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토론 이후 불거진 건강과 인지력 우려를 가라앉힐 수도, 다시 불붙게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단독 회견은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견에서 바이든은 후보 사퇴 요구와 관련 “나만큼 많은 입법을 이뤄낸 대통령은 없다” “인플레이션은 하락했고, 국경 강화 정책은 작동하고 있다” 등 국정 성과를 내세워 적극 방어하려고 시도했다. 특히 나토 정상회의 결과나 중국, 가자지구 전쟁 대응과 같이 외교정책 관련 질문에는 세세한 내용까지 거론하며 비교적 유창하게 답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보 사퇴론에 불을 지핀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토론 참패에 대해선 “멍청한 실수였다”고 한 뒤 “그 이후 내 스케줄을 보면 꽉 차 있다”면서 적극적인 공개 일정으로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러나 부통령 이름을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꿔 부르는 어이없는 말실수로 인해 최대 관심사였던 인지력 저하 논란을 불식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토론 때보다는 분명한 발음과 다소 힘 있는 음성으로 답변했지만, 수시로 기침을 하거나 목소리를 다듬었다. 국가명 등 고유명사를 기억해내느라 머뭇거리거나 질문 내용을 놓친 듯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후보 사퇴론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직후 3명의 하원의원이 후보 사퇴를 촉구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모두 8명이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바이든 캠프 내부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사퇴를 건의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 없다거나 해리스 부통령 등 다른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CNN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재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사적으로 공유했으며, 이들과 접촉한 민주당 의원 및 선거전략가 십수 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이 끝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입소스에 의뢰한 여론조사(지난 5~9일 미국인 2431명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7%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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