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 아파트 건설현장의 여름철 대비와 안전사고 예방 현황을 점검했다./사진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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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강요하지 않고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안전의 왕도입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강동구 천호동 건설현장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12일 국토부와 고용노동부는 장마철 호우·태풍 및 폭염을 대비하고 있는 건설현장 합동 점검에 나섰다. 두 부처 장관이 함께 장마철 대응 및 폭염에 대비하고 있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점검 상황을 전달받았다.

이날 현장은 포스코이앤씨가 강동구 천호동 천호4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지하 6층~지상 최고 38층, 4개 동, 아파트 670가구, 오피스텔 324실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1년 12월31일 착공했으며 내년 12월 입주를 예정으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51.8%의 공정률로 철근콘크리트 작업과 일부 토사 메우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 현장 중심도로에서는 안개 분사기가 바삐 돌아가면서 물을 뿌리고 있었다. 여름철 작업장 온도를 낮추기 위한 수단이다. 야외 무더위 쉼터도 갖춰져 있었다. 제빙기와 정수기, 이동형 에어컨 등을 설치해 작업자들이 잠시라도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장관과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현장 관리자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의 여름 대비 상황과 안전사고 예방 조치 현황을 둘러봤다. 무더위 쉼터에 직접 들어가 둘러보기도 하고 실무자와 현장 근무자에게도 여름철 현장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러 질문을 했다.

1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현장 안전관리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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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점검반은 현장 안전사고 대응책도 살폈다. 현장 곳곳에는 대형 걸개 사이즈의 비상대피소 안내도를 걸어놨다. 주요 길목마다 설치된 안내도는 긴급 상황 발생 시 근로자들이 대피로를 찾아 헤매지 않고 안전하게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는 안전 예방을 위한 교육·훈련도 정기적으로 이뤄졌다. 대규모 현장에서는 안전교육실을 현장사무소에 꾸려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찾은 현장처럼 비교적 작은 규모에서는 대형 버스를 개조한 이동형 교육시설이 각 현장을 순회하면서 근무자들을 교육했다.

"와아. 놀라운데요." 점검반이 감탄사를 쏟아내는 대목도 있었다. 현장 곳곳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보디캠과 CCTV로 촬영하고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마트 소통 공유게시판'이다. 근무자들은 이 게시판을 통해 실시간 업무 현황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업무 상황 중 위험 요소를 상호 공유하고 현장 관리자는 즉시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마치 과속 단속 카메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장 즉시 대응은 물론 근무자의 경각심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경미한 사고도 근무자들끼리 전부 공유했다. 작은 사고부터 즉각적으로 대응·조치해 큰 사고를 막겠다는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우리 현장에서도 경미한 사고는 있었지만, 이를 공유 전파하면서 현장의 사고 위험 요인을 미리 대응하고 있다"며 "작은 사고에 대응하고 위험을 방지한 덕에 2021년 착공 이후 현재까지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1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아파트 건설 현장. 골조공사를 마치고 내부 마감이 진행 중인 8층 리프트 앞 근무자 대기석과 중국어로 쓰인 폭염대응 안내도./사진=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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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점검에 앞서 건설현장의 안전 대응에 대한 현장간담회도 이뤄졌다. 박 장관은 포스코이앤씨 임직원들과 만나 "건설현장의 안전에는 왕도가 있다. 정부와 발주기관이 속도전을 강요하지 않는 게 왕도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안전관리비 등 예산을 많이 투자하고 현장에서는 훈련을 통한 안전의 체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주부터 시작된 장마와 집중 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집중호우에도 건설현장에선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 큰 피해 없었다"며 "안전관리는 사전에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원청과 협력 업체가 함께 비상상황 및 사전대비 철저하게 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안전활동은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는데, 안전사고의 원인은 서두르느라 경황이 없고 부주의하게 되는 데 있다"며 "속도보다는 정도를 지켜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도를 지키는 건설문화가 정착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답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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