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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 (일)

간만에 AI 대형주 하락…매수 기회일까[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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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의 대형 기술주들이 11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이에따라 빅테크 비중이 높은 S&P500지수는 0.9%,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1.9%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존스지수는 0.1% 강보합 마감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3.6% 급등했다.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자 많이 오른 대형 기술주에서 주가 수익률이 부진했던 중소형주로 순환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인하되면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 여건이 더 취약한 중소형주가 혜택을 더 크게 받는다.

대형주에 롱(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중소형주에 숏(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서둘러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머니투데이

올들어 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증시 추가 상승 전망이 우세

중소형주를 공매도했던 헤지펀드들이 금리 인하로 중소형주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빌렸던 중소형주를 갚기 위해 서둘러 중소형주를 매수하며 숏스퀴즈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간만에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빅테크주들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지금이 매수 시점인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경제는 침체 기미 없이 안정적이며 금리는 오는 9월부터 인하될 것으로 보이고 기업 실적은 성장세이기 때문에 제반 여건상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포효하는 20년대…2029년까지 강세

대표적인 증시 낙관론자인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이날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5400에서 58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증시가 현재 "느린 동작으로 급등"(meltup)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견고한 경제 성장세가 2029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이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증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우리의 '포효하는 2020년대'(Roaring 2020s)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2022년 11월부터 가장 낙관적인 투자 전략가였지만 충분히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증시 강세로 인해 우리의 목표치는 계속 예상보다 빨리 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데니는 지난 수년간 AI(인공지능) 등 기술 발달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2020년대 내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포효하는 20년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이는 산업 발달로 주가가 급등했던 1920년대를 '포효하는 20년대'로 부르는 것에서 차용한 것이다.

야데니는 2020년대 10년간 강세장이 지속되며 S&P500지수가 2029년에는 8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야데니가 새로 제시한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는 주요 투자은행들의 올해 말 평균 목표치인 5464나 중앙값 목표치 5600보다 높은 것이다.

머니투데이

러셀20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윤선정




인플레 하락→금리 인하→증시 상승

또 다른 낙관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지난 6월 CPI 발표 전 이번주 전망 동영상을 통해 지난 6월 CPI는 인플레이션이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하며 이는 증시 상승과 연내 2번 이상의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과 대화한 결과 1) 인플레이션 재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 2) 인플레이션 하락 때문이 아니라 경기 약화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투자자 3) 경제 경착륙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투자자 등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네번째 견해가 있는데 바로 우리의 견해"라며 "인플레이션이 바위처럼 떨어지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금리 인하로 증시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리는 AI 관련주와 비만치료제 관련주, 금융주,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관련주 등이 유망하며 대형주에 비해 주가 수익률이 크게 뒤쳐진 소형주가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조정 기다렸다 매수하라"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매수는 조정을 기다렸다가 하라는 조언도 있다.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마이클 웰치는 7월 시장 전략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승세에 추격 매수하지 말고 좀더 인내하라고 권했다.

그는 "1) 2분기 실적에 대해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감 2) 대형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의 저조한 주가 수익률 3) 오는 11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 등으로 인해 고점에 매수하기보다 단기 조정 때 매수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 연말까지 하락 확률 75%"

증시 약세론자였다가 지난 5월 말 S&P500지수의 내년 6월 말 목표치를 5400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던 모간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지금부터 오는 11월 대선 때까지 10%가량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기업 실적과 미국 대선, 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봤다. 또 S&P500지수가 지난 8일 수준인 5570선 위에서 마감할 확률은 25%에 불과하다고 예상했다.


S&P500지수 과매수…조정 오나

S&P500지수가 극도로 과매수돼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S&P500지수는 지난 10일 사상 처음으로 5600 위에서 마감하며 14일 상대강도지수(RSI)가 81을 나타냈다. RSI는 70이 넘으면 과매수, 30 아래면 과매도 상태를 의미한다.

캔터 피츠제랄드의 주식 파생팀장인 에릭 존스톤은 지난 40년 가운데 S&P500지수의 RSI가 81을 넘은 적은 지난 10일을 빼고 딱 12번밖에 없었다며 과거 S&P500지수의 RSI가 80을 넘은 이후에는 조정이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S&P500지수는 RSI가 81을 상회하고 10일 뒤에 평균 0.34% 떨어졌고 15일 뒤에는 평균 2.21% 내려갔다. 20일 뒤에도 하락세는 유지됐지만 하락률은 1.27%로 다소 줄었다.

존스톤은 RSI가 81 이상으로 오르고 한 달 뒤에 S&P500지수가 3% 이상 하락할 확률이 5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 달 뒤 6% 이상 하락할 확률은 25%였다.


12일 은행 실적, PPI 발표

한편, 12일에는 개장 전에 JP모간,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의 대형 은행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한다.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30분)에는 지난 6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지난 6월 PPI는 전월비 0.1%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PPI는 전월비 0.2% 하락했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7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가 나온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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