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식 핵공유’와 뭐가 다른가
미국 해군의 전략핵 잠수함인 켄터키함(SSBN 737·사진 가운데)이 2023년 7월 18일 부산작전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주한미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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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명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이하 공동지침)에 대해 국방부는 미국 핵무기와 한국 재래식 무기체계의 통합(Conventional-Nuclear Integration·CNI) 방안을 최초로 공식 문서화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나토식 핵공유(Nuclear Sharing)와의 차이점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12일 “나토식 핵공유와 우리 CNI는 역사적·지리적 위협 대상 자체가 다르다. 한반도에서의 북핵 대응에 최적화된 개념을 찾은 것이 CNI”라고 말했다.
나토식 핵공유와 CNI는 중심이 되는 미국 핵자산의 종류부터 다르다. 나토식 핵공유는 미국 전술핵무기의 유럽 내 지상 배치를 중심으로 설계된 방안이다. 미국은 B-61 핵폭탄 같은 전술핵무기를 제공하고, 독일·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터키 등 5개 회원국은 이를 배치할 시설과 탑재할 전투기를 제공한다. 미국의 핵폭탄이 동맹국 내에 배치돼 있다가 동맹국 전투기에 의해 투발되기 때문에, 나토의 다자간 협의체인 핵기획그룹(NPG)은 핵폭탄의 안전한 관리와 유사시 투발 방안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반면 한·미 간의 CNI는 이른바 ‘핵3축’으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염두에 두고 수립된 개념이다. 유럽 대륙보다 훨씬 좁아 핵 기지를 여러곳 둘 수 없는 한반도 특성상 전술핵무기를 지상 배치하면 유사시 적이 그곳을 가장 먼저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략핵잠수함처럼 추적이 어려운 다른 핵자산을 미국이 수시 전개하고, 한국이 재래식 전력으로 이를 보완하는 형태의 작전이 더 효율적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한·미 간 양자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은 미국이 독점했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한국의 재래식 전력과 어떻게 연계할지를 논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다만 나토식 핵공유와 한·미 간 CNI 모두에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고수해 온 이른바 ‘단일 권한(Sole Authority)’ 원칙이 적용된다. 미국 핵무기가 어디에 있든 그 사용을 최종 승인할 권한은 오직 미국 대통령만이 갖고 있다는 원칙이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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