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콘티넨탈 클럽에서 열린 토론 시청 행사에서 사람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CNN 대선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이번 CNN TV토론은 대선 첫 토론이다. 2024.06.27/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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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학자들의 대다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금리 등이 바이든 대통령 임기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각) CNBC 등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50명 중 28명(56%)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임기 때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이는 8명(16%)으로, 나머지 14명(28%)은 큰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재정 적자에 관해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재정적자가 더 커질 것'으로 답한 비율은 51%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 더 커질 것'이라 답한 이들은 22%였다. 또 금리에 관해서는 응답자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때 금리가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16%는 '바이든 대통령하에서 금리가 더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Great Again, MAGA)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정책을 인플레이션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할 경우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의 전면 관세(보편적 관세)와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100%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도 약속했다.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이민자 추방이 미국 노동 시장에 활기를 불어온 이민 노동자의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독일 도이체방크증권의 매튜 루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가 전체 물가를 1~2%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최근 몇 년 동안의 높은 이민율은 팬데믹 이후 노동력 부족을 완화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최대 0.5%p까지 낮췄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정책이 미국 재정적자를 악화시킬 것이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2017~2021년 대통령 당시) 때 개인, 법인, 재산세를 모두 인하하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놨다. 그는 재집권 시 해당 감세 정책을 영구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경제학자들의 51%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감세안을 영구화하겠다고 제안한 상황에서 연방정부 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것이 결국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 때 지난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목도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걸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에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학계, 월가 및 금융 경제학자 등 전문가 68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 집단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도 16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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