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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서민 급전창구 카드론, 1분기 떼인 돈 1조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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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올해 1분기 대손상각비 1.1조…1년새 12.6% 늘어나

작년 4.3조 역대 최대…서민 카드론 쏠림 올해 경신 가능성

카드사, 연체율 낮추려 손실 처리해도…연체율 계속 높아져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돈을 빌릴 창구가 점점 좁아지는 서민들이 카드론으로 몰리면서 카드사가 돌려받지 못하겠다며 손실로 처리하는 대손상각 규모가 올 1분기에만 1조원을 넘어섰다.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서지만 연체율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카드사의 2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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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길 좁아지며 카드론 수요 급증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올 1분기 대손상각비는 1조 10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9854억원)보다 12.60% 증가한 금액이다.

대손상각비 규모가 가장 큰 폭 늘어난 곳은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대손상각비 규모는 13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656억원) 98.74% 증가했다. BC카드 89.78%(30억), 우리카드 17.94%(1188억원), 신한카드 14.78%(2036억원), KB국민카드 7.16%(1642억원), 롯데카드 3.46%(1602억원), 삼성카드 2.49%(2381억원)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하나카드는 고위험자산 감축 등의 영향으로 대손상각비 규모가 소폭 줄었다.

카드사의 대손상각비는 2022년 4분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3분기 말 6236억원 수준이던 대손상각비는 2022년 4분기 말 9178억원으로 뛰었다. 이후 2023년 1분기 9854억원, 2분기 1조 197억원, 3분기 1조 1494억원, 4분기 1조 2137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이에 지난해 연간 대손상각비 규모는 4조 368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카드사의 대손상각비 규모가 늘어난 것은 서민들의 대출길이 막히면서 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것이 꼽힌다. 실제로 카드사의 카드론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8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37조 5689억원으로 전달보다 5483억원 늘었다. NH농협카드를 포함하면 카드론 잔액 40조 518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조를 돌파했다.

카드사 실질 연체율 1년새 1.47→1.85%

여기다 채무상환 능력이 가뜩이나 약한 서민이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빚을 갚지 못하면서 카드사가 상각해야 할 부실 채권의 규모가 늘어났다. 카드사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데 카드론뿐 아니라 현금서비스·리볼빙 등 대출성 상품을 판매한 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대손상각비로 손실 처리한다. 대손상각을 진행하면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수익성은 줄어든다.

문제는 연체율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로 부실 채권을 상각했음에도 건전성 지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8개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은 1.8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47%) 대비 0.3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대출 상품은 타 업권에 비해 간편해 경기 불황기에 서민들이 몰리는 측면이 있어 현재 위험 채권이 많아지고 채권 회수 난이도가 높아졌다”며 “다만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지는 않고 카드사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지표가 위험할 정도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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