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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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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자사고 학부모 부담금 1336만 원... 23곳 학비 1000만 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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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열 연평균 등록금보다 비싸
최고액은 민사고로 3657만 원
한국일보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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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연간 학부모 부담금이 평균 1,336만 원으로 일반학교의 19배이며, 4인 가구 월간 중위소득의 2.5배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사고에 외국어고, 국제고까지 포함하면 3곳 중 1곳꼴로 학비가 1,000만 원이 넘는다는 집계도 나왔다. 올해 의대 등록금 평균(984만 원)을 웃돈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공개한 고등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 자료(2023년 결산 기준)에 따르면,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의 학부모 부담금은 연 1,33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광역 단위 모집 자사고는 800만5,000원,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각각 849만7,000원, 638만3,000원이었다. 학부모 부담금은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 수익자 부담 경비를 더한 액수다.

전국 단위 자사고의 학부모 부담금은 지난해 4인 가구 중위소득(월 540만964원)의 2.5배 수준이다. 일반학교 2,271개교의 학부모 부담금(71만3,000원)의 18.7배에 달한다.

자사고·외고·국제고 71개교 가운데 23개교(32.3%)의 학부모 부담금이 1,000만 원 이상이었다. 전국 단위 자사고 8개교, 광역 단위 자사고 1개교, 외고 13개교, 국제고 1개교였다. 올해 의학계열 재학생이 내는 연평균 등록금(984만3,400원)보다 많이 내는 것이다. 학교별로는 전국 단위 자사고인 민족사관고의 학부모 부담금이 3,657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청심국제고 2,631만7,000원, 경기외고 2,126만3,000원 순이었다.

김문수 의원은 "경제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 소지가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적극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신소영·나성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고교 체제를 법률로 조속히 명문화해 고교학점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고교 서열화로 인한 사교육 폭증과 가계 교육비 부담의 고통을 덜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내년부터 학생이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대학처럼 원하는 수업을 듣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자사고는 교육과정에서 일반고와 차별화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해 자사고 33개교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된 일반고의 진로선택 과목 수(중앙값)를 분석한 결과 자사고는 37개, 일반고는 35개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에도 이화여대 사범대학부속 이화금란고등학교(이대부고)가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하는 등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관내에서만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가 모두 11곳이다. 일부 자사고는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고교 서열화 해소와 일반고 역량 강화 취지로 2025학년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폐지하기로 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고교 다양화를 이유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들 학교의 존치를 결정했다. 교육계에선 법률이 아닌 시행령 '손질'로 정부가 교육 체계를 일관성 없이 운영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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