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운수 노조가 이번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노동계의 지지를 기대해온 바이든에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열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션 오브라이언 팀스터스 회장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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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약 130만 노조원을 거느린 전미트럭운송노조 '팀스터스(Teamsters)'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바이든의 재선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팀스터스는 지난 2008년과 2012년 대선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때문에 민주당의 대표적인 '집토끼'로 꼽혀왔다.

팀스터스를 비롯한 노동계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맞붙은 2020년에도 바이든을 지지했고, 미시간·펜실베이니아·네바다 등 주요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들의 지지를 잃을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들이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망설이는 것은 심각한 내부 분열 때문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말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참패한 이후 '바이든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어, 노조원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열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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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공화당의 적극적인 구애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션 오브라이언 팀스터스 대표가 연설한 것 역시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팀스터스 지도부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오브라이언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를 두고 "강인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팀스터스 측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연설할 의사를 피력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J D밴스 오하이오주(州) 상원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일이 팀스터스 측의 최종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밴스 의원은 오하이오주 빈민층 출신으로, 러스트벨트 지역 노동계층에 호감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다만 팀스터스가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트럼프 쪽으로 완전히 돌아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외신의 공통된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팀스터스가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게 된다면 199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몇 주 안에 최종 입장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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