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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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이 일어나기 전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라고 한 발언은 실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폭력적 수사를 주도해온 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며 화살을 돌렸다. 피격 사건 직후 ‘통합’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국면 전환을 위해 이틀 만에 공세를 재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녁 중앙(bull’s-eye·불스 아이)’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실수”라고 밝혔다. 그는 “내 말은 그(트럼프)에게 집중하자고 한 것”이라며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가 토론 중에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지 집중하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불스 아이’는 사격 과녁의 중앙을 뜻하는 단어지만 초점이나 핵심, 정곡 등 의미로도 사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민주당 후원자들과 통화에서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첫 TV토론 이후 자신에게 가해지는 후보 사퇴 압박을 돌파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총격을 당하면서 논쟁거리가 됐다. 공화당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살 시도를 직접적으로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재점화했다. 그는 “나는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한 사람이 아니다.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길 거부한 사람도 아니다”며 “이겼을 때만 나라를 사랑할 순 없다. 그(트럼프)가 말한 것들을 좀 생각해보라”고도 했다. 이어 “나는 그런(누군가를 선동하는) 수사에 연관되지 않았다”며 “내 경쟁자(트럼프)가 그런 언사에 연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NBC 뉴스는 인터뷰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집무실 연설에서 “과열된 정치 열기를 식혀야 할 때”라고 말하며 통합을 강조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어조라고 평가했다. 전날 민주당 내부에선 피격 사건을 의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를 중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는데,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각을 지적하며 앞으로도 비판을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누군가를 선동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고령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단지 트럼프보다 세 살 더 많을 뿐”이라며 “나의 인지력은 매우 좋으며, 역대 어느 대통령이 한 일보다 많은 일을 지난 3년 반 동안 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격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른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J 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명한 것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그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밴스 의원은) 현안에 있어 트럼프의 복제인간”이라며 “차이를 전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도 “밴스는 노동자 계층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는 이제 트럼프와 함께 중산층에 대한 증세와 부자 감세를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이 그런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나와 함께한다면 속도를 내달라”고 덧붙였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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