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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5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송파 집값까지 제쳤다는 과천… 지정타에 몰린 청약통장만 60~70만개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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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경기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아파트 단지 전경.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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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5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웅장한 모습의 신축 아파트 대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과천위버필드다. 2021년 준공한 단지로 과천주공2단지를 재건축했다. 총 2128가구로 정부과천청사역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과천위버필드를 왼쪽에 끼고 중앙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니 한때 과천 랜드마크 단지였던 ‘래미안슈르’가 보인다. 2008년 준공한 이곳은 한때 과천에서 가장 비싼 집이었지만 지금은 ‘과천푸르지오써밋’ 등이 뒤를 이어받았다. 래미안슈르는 준공 1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과천시에서 인기 있다. 래미안슈르에서 ‘에어드리공원’을 지나 갈현삼거리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니 지금은 허허벌판 부지가 눈에 띈다. 올해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과천디에트르퍼스티지(S2블록)’ 공사 현장이다.

올해 7월 2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과천디에트르퍼스티지는 총 453가구 모집에 무려 10만3513명이 신청했다. 말로만 떠돌았던 ‘10만 청약설’이 현실화됐다. 올해 분양한 단지 중 청약통장이 가장 많이 몰린 단지다.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 평균 경쟁률 역시 127 대 1을 기록했다.

과천디에트르퍼스티지에 수많은 청약통장이 몰린 결정적인 이유는 입지적 장점과 함께 저렴한 분양가 때문이다. 지식정보타운처럼 정부가 조성한 공공택지지구 분양 아파트는 여전히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현재 과천시 일대 전용 59㎡ 기준 새 아파트는 15억~16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과천디에트르퍼스티지는 분양 가격이 7억~8억원대다. 당첨만 되면 앉아서 7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라는 점에서 항상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지식정보타운에서 2020년 3월 처음으로 분양한 ‘과천제이드자이(S9블록)’의 경우, 전용 59㎡가 5억원대에 공급됐다.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었다. 당시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93.6 대 1. 같은 해 11월에는 S1블록의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약 10만개)’, S4블록의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약 19만개)’, S5블록의 ‘과천르센토데시앙(약 18만5000개)’ 등 3곳에만 50만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세 단지는 2020년 하반기 전용 84㎡를 7억~8억원대에 분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진정한 ‘반값 아파트’다. 이번에 분양한 과천디에트르퍼스티지까지 합치면 지식정보타운에서 공급한 아파트에 몰린 청약통장만 60만~70만개에 이른다.

심상찮은 과천 집값

20주 연속 하락했지만 6월부터 급반등

과천 집값이 심상찮다. 수도권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과천의 경우 6월 이후 상승폭이 더욱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6월 1주 0.17%, 6월 2주 0.38%에 이어 6월 3주 0.46%를 기록했다. 6월 4주에도 0.38%, 7월 1주에는 0.44%를 기록하는 등 한 달 동안 상승률이 2%에 육박한다.

과천시 집값은 올해 초 소폭 상승(1월 1주, 0.02%)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1월 3주부터 줄곧 마이너스였다. 5월 4주까지 무려 20주 연속 하락하던 과천 집값이 반등한 것은 6월 1주부터다. 이후 5주 동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해 전체적으로 봐도 과천 집값은 7월 1주를 기점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거래량도 크게 증가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과천시 5월 주택 거래량은 95건으로 지난해 12월(19건) 대비 5배 늘었다.

신고가도 속출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과천시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151㎡는 5월 38억2000만원에 손바뀜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는 2020년 12월 거래된 21억3000만원이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살펴봐도 올해 6월 2차례나 2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쓰고 있다. 올해 4월 같은 면적 매물이 19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전용 84㎡ 호가는 21억~22억원에 형성됐다.

과천주공6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자이 역시 상승세가 만만찮다. 지난 4월 과천자이 전용 84㎡는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과천자이는 전용 84㎡를 기준으로 20억원 이상 거래된 사례가 2022년 7월(20억5000만원)이 유일하다. 과천자이 또한 전고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나온 매물은 대부분 20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으며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올리는 추세다.

지식정보타운 내 신축 아파트도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갈현동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 전용 84㎡는 지난 6월 15억8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에서는 6월에만 전용 84㎡가 4건 거래됐는데 모두 15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됐다. 2021년 분양 가격(7억원대 중후반)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과천시에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과천시 집값이 강남 3구 중 하나인 송파구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과천시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6억3603만원으로 서초구(24억5650만원), 강남구(24억2370만원)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송파구(15억7577만원)보다 과천시 평균 집값이 6000만원 이상 더 높다는 점이 흥미롭다.

과천 집값 상승세 지속될까

기반시설 다져지면 수요 더 증가할 듯

과천 집값이 급반등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부동산 시장에서 과천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다.

물론 주거지역으로서 과천의 위상은 예전에도 높았다. 서울 서초구나 강남구와 물리적 거리가 가까우면서도 주변은 청계산과 관악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친화적이다. 다만 2020년 이전에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2008년 준공한 래미안슈르를 제외하면 찾기 어려웠다. 2020년 이후 과천푸르지오써밋을 필두로 과천위버필드, 과천자이 등이 잇따라 준공했다. 2021년 말 과천제이드자이를 시작으로 지식정보타운 내 아파트도 입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때 과천 집값 역시 주춤했지만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주거 환경이 뛰어난 과천 입지가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경기도 사회조사 보고서’에서 과천시는 ‘10년 후 현재 거주하는 시·군에 살고 싶다’고 응답한 주민 비율이 80.3%로 1위를 차지했다. 각종 조사나 통계 자료를 보면 과천은 언제나 경기도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꼽힌다. 주거 만족도 높은 과천에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과천 집값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천주공 재건축 사업 기대감 또한 과천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다. 과천주공4단지는 이미 착공했으며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주공8·9단지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두고 있으며 5단지와 10단지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식정보타운이나 주암지구 등 청약을 노리는 사람들로 인해 과천시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과천 집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천시 인구는 2017년만 해도 약 5만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2020년에는 약 6만3000명, 2021년에는 약 7만3000명, 현재(2024년 6월 기준)는 약 8만5000명이다. 7년 만에 약 70% 증가했다. 예비 청약자들이 과천시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전세 품귀 → 전세가 상승 → 매매가 상승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지식정보타운이 조성 중인 단계로 과천주공을 재건축한 중앙동이나 원문동, 별양동 등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4호선 과천정보타운역이 2026년 말 신설되고 지식정보타운 내 기반시설이 갖춰지면 과천시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이코노미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8호 (2024.07.10~2024.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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