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날아든 총탄에 귀를 다쳐 얼굴에 피를 흘린 채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연단에서 몸을 피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은 4~6월 조 바이든 대통령 측이 모금한 후원금 2억7000만달러의 거의 1.5배에 육박하는 4억달러 넘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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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4~6월 대선 자금을 4억달러(약 5500억원) 넘게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4억달러 규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을 통틀어 확보한 선거자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선거 자금 모금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크게 뒤져있던 트럼프가 월스트리트 금융가 거물들과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들의 호응 속에 2분기 들어 대규모로 자금을 확보하면서 이제 선거 자금 격차도 대거 좁혀졌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에 대한 반발로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 반대 시위가 잇따르면서 유대계 자금이 바이든에게서 트럼프로 이동한 데다 그의 사법 리스크가 외려 마녀사냥으로 각인돼 소액 기부금이 급증한 것이 이 같은 구도 변화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더 늘어날 전망
트럼프 선거 자금은 앞으로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선거 유세 도중 암살 미수 사건에서 살아남으면서 입지가 강화됐다. 그는 '스트롱맨' 이미지까지 구축해 올 11월 대선 승리에 성큼 다가섰다.
트럼프 승리를 예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는 등 트럼프에 줄을 대려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3분기 후원금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트럼프 캠프가 2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 선거 자금을 확보했다면서 이번 주말 트럼프 진영 정치행동위원회(PAC)들이 자금 모금 현황을 발표하면 그 규모는 더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 추산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가 올 2분기 모금한 4억달러가 넘는 선거자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1분기에 트럼프 캠프로 쏟아진 후원금의 3배에 이른다. 2020년 대선 기간 2분기 모금 규모와 비교하면 약 2배 수준이다.
후원금으로만 보면 대선 판도가 이미 2분기에 바이든에서 트럼프로 이동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사법 리스크 '마녀사냥'으로 치환
트럼프와 바이든 캠프 후원금 모금이 역전된 결정적 계기는 5월 30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트럼프에게 34개 중범죄 유죄 평결이 내려진 것이었다.
배심원단은 2016년 대통령 선거에 앞서 트럼프가 성추문을 피하려 성인영화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자신과 성관계에 대한 내용을 말하지 않는 조건으로 13만달러를 회사 공금으로 지급했다는 검찰측 주장을 인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유죄 평결 뒤 선거 후원금 판도는 급격하게 뒤집어졌다.
트럼프는 정치적 마냐사냥의 희생양으로 인식돼 후원금이 쇄도한 반면 바이든 캠프 후원금은 급격히 줄었다.
평결 하루 뒤인 5월 31일 트럼프 진영에는 45만여 개인들이 기부에 나섰다.
트럼프는 사법 리스크를 겪을 때마다 지지층이 결속하면서 지지율이 올라가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지난해 8월 24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법원에서 트럼프가 범죄 용의자들이 찍는 증명사진인 머그샷을 찍은 이튿날에도 역대 최대 규모 후원금이 쌓인 바 있다.
당시에는 약 8만5000명이 트럼프 진영에 후원금을 보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이든 진영은 15일 발표에서 2분기 후원금 모금 규모가 2억7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이 역시 바이든의 2020년 대선 기간 전체 후원금 규모와 맞먹는 규모다.
그렇지만 트럼프 진영이 확보한 4억달러의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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