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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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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북한군 사상 구체적 첩보 있다"…외신선 "50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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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 첩보'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그간 수차례 북한군 사상자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이 그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건 처음이다.

국정원은 24일 중앙일보의 관련 질의에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구체적 첩보의 내용이나 피해 규모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는 신중했던 기존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사상자 보도와 관련해) 사실 관계가 상충하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당시 여야 정보위 간사가 전했다.

두 입장이 나온 시기를 볼 때 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영국산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 섀도'로 쿠르스크를 공격한 것과 관련된 상황일 수 있다. 당시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매체 등을 인용해 스톰섀도가 겨냥한 목표물은 러시아 지휘부가 통신 센터로 사용 중인 군사 시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군 고위 장성과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은신해 있는 지하의 지휘 통제실을 노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당시 북한군 500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고 미 군사전문매체 글로벌디펜스코퍼레이션이 23일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디펜스코퍼레이션은 북한군 500명 사망과 관련해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전날 CNN은 북한군이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마리우폴·하르키우에도 최근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중 마리우폴은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잇는 요충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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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공개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 사진 spravdi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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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를 중심으로 '땅따먹기'식 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내년에는 끝낼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해온 만큼 종전 협상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미사일로 상대국을 타격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도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젤렌스키는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식량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해 “미국 차기 대통령의 (종전) 제안을 듣고 싶다”며 “우리는 그것을 (내년) 1월까진 보게 될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종전을 위한 계획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더 강력한 입장을 택하고, '글로벌사우스(개발도상국 및 제3세계)'가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전쟁 종식을 지지하면 (종전이) 된다”며 “어려운 길이 되겠지만, 내년에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는 지난해만 해도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열망은 아름답지만, 이런 열망은 실제 경험에 근거해야 한다”며 트럼프식 해법에 반발했지만, 트럼프가 당선한 직후엔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에 대한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바꾼 뒤 종전 협상에 대해 열려있다는 뜻을 밝혀 왔다. 트럼프 재집권이 현실화된 이유가 크지만, 전쟁이 1000일을 넘기면서 우크라이나 내부에 전쟁 피로감이 상당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국민 대상 조사에서 52%가 ‘빠른 종전’을, 이 중 52%가 ‘영토 일부 양보 가능’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기간 “내가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진 않고 있다. 다만 현재 상태에서 전선을 동결한 뒤 비무장 지대를 설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유예하는 등의 내용이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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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미사일 쏘는 '벼랑 끝 전술'…변화는 미미



이 경우 우크라이나는 동부 도네츠크주 등 전체 영토의 약 18%(크림 반도 포함)를 러시아에 뺏기게 된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 기습 공격해 점령한 남서부 쿠르스크주(州)의 일부 지역을 내줘야 할 수도 있다. 러시아가 최근 이 지역에 북한군을 투입하며 공세의 고삐를 높이는 이유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소속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반격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뺏긴 1376㎢의 쿠르스크 영토 중 40% 정도를 회복했다고 전했다.

이에 양국이 최근 미사일 공격을 벌인 건 군사적 목적보다 정치적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사일 공격으로 양측 전투는 냉전 시대 스타일의 ‘벼랑 끝 전술’로 초점을 옮겨갔지만, 전선에 눈에 띄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며 “이번 미사일 공격이 군사적 목적보다는 향후 진행될 종전 협상을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양국의 미사일 공격을 두고 “상대국에 치명상을 입힐 수준으로 진행되진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로 날려 보낸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니시크'에는 폭발성이 없는 가짜 탄두가 장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로만 코스텐코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정보위원장은 ”러시아의 공습으로 생긴 구덩이는 약 1.5m에 불과하고 주변에 다른 피해도 없었다”며 “만일 미사일에 모조 탄두만 장착됐다면 이것은 완전히 ‘보여주기’ 용도의 공격이었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현재 확보한 '에이태큼스(ATACMS)'를 비롯한 서방이 지원한 미사일 물량이 러시아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수준은 아니란 관측이 나온다.



메드베데프 핵위협…"미국의 적에 우리 핵기술 넘길까 생각"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4일 텔레그램을 통해 “서방 매체들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공급할 것을 미국에 제안하려 기를 쓰고 있다”며 “누구에게 러시아 핵기술을 넘겨줄지 생각하게 됐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새로운 핵억제 교리에 비춰볼 때 이건 좋은 생각”이라며 “이건 우리로 하여금 미국의 적들 가운데 누구에게 잠재적으로 우리 핵기술을 넘길 수 있을지 생각하게 했다”고 적었다.



이승호·박현준·장윤서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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