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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러시아 2인자 “우크라 나토 가입은 선전포고… 지구 산산조각 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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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언론과 인터뷰

“나토 확장, 러 안보 위협… 고강도 대응 불가피”

러시아의 ‘2인자’로 통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모스크바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되는 것을 지원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단, 구체적 절차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세계일보

러시아의 ‘2인자’로 통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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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는 이날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러시아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 그 이상일 것”이라며 “이것은 본질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나토의) 전쟁 선언”이라고 말했다. 나토를 향해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려면 러시아와 핵전쟁을 각오해야 한다’는 취지의 협박을 한 셈이다.

그는 “러시아의 적대 세력이 지난 수년간 우리를 겨냥해 취해 온 행동이 바로 동맹(나토)의 확장”이라며 “이는 나토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러시아를 위협하는 시도가 잦아질수록 러시아의 대응도 더욱 단호해질 것”이라며 “지구가 산산조각 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나토는 오직 ‘신중함’(prudence)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주최한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나토는 핀란드와 스웨덴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등 동맹의 확장을 적극 추진하는 중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경우 ‘전쟁 중인 국가는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없다’는 원칙에 발이 묶인 상태다. 이에 미국에 모인 나토 정상들은 ‘우크라이나가 언젠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뜻을 같이했으나, 그 절차나 일정에 관해선 구체적 약속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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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왼쪽)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오는 10월 스톨텐베르그가 물러나면 뤼터가 새 사무총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나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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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는 오는 10월 중대한 변화가 예고돼 있다. 2014년 10월부터 10년간 재직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사무총장이 물러나고 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가 새 사무총장에 취임한다. 뤼터 사무총장 내정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및 푸틴을 상대로 맹공을 퍼부으며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이에 메드베데프는 “사무총장이 바뀐다고 해서 나토의 입장이 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토의 주요 의사결정은 회원국 전체가 아니고 미국이라는 단 한 나라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사무총장 교체가 러시아에 미칠 영향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는 푸틴이 대통령이 되기 전 총리이던 시절부터 그의 핵심 측근이었다. 푸틴이 러시아 헌법상 연임 제한 규정 탓에 대통령에서 물러나 있던 2008∼2012년 러시아 대통령을 지냈다. 그 기간 푸틴은 총리로 내려 앉았는데 서방 언론은 ‘허수아비 대통령과 실세 총리의 공존’이라고 비꼬았다. 이후 푸틴이 대통령에 복귀하며 총리로 임명된 메드베데프는 8년 가까이 재임하고 2020년부터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푸틴의 대외정책 노선을 적극 지지하는 대표적 강경파로 서방을 향해 ‘핵무기 사용도 서슴지 않는다’는 식의 위협을 가하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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