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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 (수)

삼성전기, '전기차용 고전압 MLCC'로 전장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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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용 2000V MLCC 2종 출시
원자재 독자 개발해 신뢰도↑
전장 매출 2조원 달성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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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전장(자동차 전자·전기장치) 매출 2조원,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목표 달성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기차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라인업을 확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2000V 고전압 MLCC 2종 출시

삼성전기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용 2000V(볼트) MLCC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은 배터리의 전류, 전압, 온도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주행거리가 결정돼 제조사들은 점차 용량을 높이는 추세다. 높은 용량의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하기 위해서는 사용 전압도 높아야 한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전압은 주로 400V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순수전기차(BEV)를 중심으로 800V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는 800V 고전압 전기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2000V 고전압·고신뢰성의 MLCC 탑재 비중 및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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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전기자동차 배터리관리시스템용 고전압 MLCC./사진=삼성전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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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2000V를 보증하는 3216(3.2mm X 1.6mm)크기의 1nF(나노패럿), 2.2nF 총 2종이다. 특히 이 제품은 MLCC 내부에서 높은 전압을 안정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전압 분배 안전 설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용 고전압 MLCC는 일반 IT용 MLCC 사용전압 6.3V 대비 전압 사용환경이 300배 이상 높아 MLCC 내부 크랙, 전기적 방전 등의 문제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고전압 MLCC는 가혹한 환경에서 내구성을 보증하고 전류를 공급하는 만큼 고난도, 고부가의 제품이다.

이에 삼성전기는 원자재를 독자 개발하고 내부전극의 구조를 변경해 높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MLCC를 개발했다.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 인증도 취득했다.

車부품 회사로 변신 중

삼성전기의 고전압 MLCC 시장 확대 노력은 자동차 부품회사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삼성전기는 자동차 부품회사로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CES 2024에서도 전장 사업을 핵심 신사업 중 하나로 꼽았다.

삼성전기는 시장 선점을 위해 전장용 제품 라인업을 확충, 전장용 MLCC의 비중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한 뒤 202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계) 3종과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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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MLCC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사진=삼성전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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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는 ADAS용 MLCC 2종을 개발했고, 2022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를 13종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1000V 전기차용 전장 MLCC를 선보인 데 이어 2000V MLCC까지 출시하며 라인업을 늘렸다.

특히 고전압 MLCC 시장은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와 고속충전 및 주행거리 증가를 위한 배터리 시스템의 고전압화로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고전압 MLCC 시장 규모는 올해 40억달러에서 2029년까지 약 110억달러로 연평균 약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재열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장(부사장)은 "2000V 고전압 제품 개발을 통해 삼성전기의 자동차용 MLCC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삼성전기는 앞으로 전기자동차 트렌드 및 시장 수요에 맞춘 적기 개발로 전장용 MLCC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MLCC 업고 매출도 '쑥쑥'

전장용 MLCC는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일반적으로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개가 사용된다면, 전기차에는 1만8000~2만개 정도의 MLCC가 탑재된다.

또 전장용 MLCC의 경우 IT용 MLCC와 달리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에 전장용 MLCC는 IT 제품 대비 개발 기간이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비싸다. 전장용 MLCC 라인업 확대가 삼성전기 실적 성장과 직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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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지 MLCC 제품,/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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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전체 사업 중 전장 관련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게 최종 목표다.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장덕현 사장은 이같은 새해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현재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장 MLCC 시장은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 더해 모바일, PC 등에서 일어난 AI(인공지능) 붐도 삼성전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AI PC 수요가 증가하며 전장용 MLCC뿐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IT용 MLCC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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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 하반기 AI 노트북이 대량 생산에 돌입하며 고용량 MLCC 주문·출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MLCC 공급업체의 평균판매단가(ASP)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LCC는 삼성전기의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은 3조9030억원으로 전체 매출(8조9094억원)의 43.8%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를 시작으로 점진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2분기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3801억원, 영업이익 2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7.2%, 영업이익은 1.6%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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