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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1 (토)

尹 '산업 지원 패키지' 친서로 굳히기…체코 원전 수주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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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장관 특사로 파견해 막판 설득 총력

체코 전문가 200명 20만 시간 동안 韓 자료 검토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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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체코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 특사까지 파견해 산업 지원 패키지를 제시하며 막판까지 공을 들인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총사업비 25조 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사업에서 한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수 있었던 바탕에는 맞춤형 접근이 유효했다.

한국 정부는 단순히 세계 최고 원전 기술력만 내세운 것이 아니라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체코 입장에서 국가 발전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강하게 소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특사로 안덕근 산업부 장관에게 친서를 주며 비밀리에 페트르 피알라 총리를 만나게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에서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워싱턴DC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날 시기, 안 장관은 체코 현지에서 막판 설득전을 펼쳤다.

안 장관이 피알라 총리를 만나 건넨 친서에는 원전 건설 이외 체코 산업을 발전시킬 지원 방안이 패키지로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원전 건설에 더해 한국은 다른 제조업 분야도 강하니까 체코를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체코 경제발전 위한 여러 산업 지원책을 제시했다"고 했다.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균형 잡힌 한국의 산업 포트폴리오가 체코가 프랑스가 아닌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안 장관은 피알로 총리 이외에도 정부 관계자, 원전 관련 기관을 만나 한국의 경쟁력을 부각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안 장관이 원전 수주를 위해 특사로 방문한 것만 총 두 차례다.

윤 대통령도 동시에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으로 '세일즈'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20분간 이어진 회담에서 15분가량이 지났을 때가 돼서야 "파벨 대통령께서도 힘을 실어주면 고맙겠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이 50년간 축적한 원전 건설 기술과 운용 노하우를 입찰서에 담았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당시 파벨 대통령은 "I can't comment"(확답할 수 없다)는 말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보낸 수만 쪽에 이르는 자료를 체코 전문가 200여 명이 모여 20만 시간을 꼼꼼히 검토한 결과 한국 원전이 프랑스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

전날 체코 내각 회의에서도 장관들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하는 과정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을 택했다.

체코 내부에서도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더 가깝고 같은 유럽연합(EU) 국가인 프랑스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니 국익에는 한국이 더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측은 내각 회의가 끝난 뒤 한국 정부에 핫라인으로 결과를 미리 통보하며 발표가 늦어지게 된 이유까지 상세히 설명하는 등 성의를 표했다.

아울러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미동맹이 최고 수준으로 강화되는 등 한미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점도 한국을 선택하는 것에 따르는 부담을 덜어줬다는 시각도 나온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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