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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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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후 처음’ 미국의 유럽 미사일 배치, 전 세계 군비경쟁 키울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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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토마호크 미사일. 미 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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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전 세계적 군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맞대응 성격의 미사일 배치이지만, 주변 강대국인 중국도 영향을 받아 군비 확산 레이스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사국인 독일 내에서도 미사일 배치 찬성과 반대 주장이 엇갈린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미사일 배치를 각각 결정함에 따라 “일련의 복잡한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 재개를 언급한 데 이어 미국은 이달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2026년 독일 내에 중·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이 1987년 옛 소련과 중·단거리 미사일을 폐기한다는 내용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하고 2019년 탈퇴한 이후 유럽에 중·장거리 미사일 배치를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긴장과 러시아 미사일의 핵탄두 장착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불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이같은 결정은 일단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을 지금보다 크게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군축연구소의 안드레이 바클리츠키 선임연구원은 양국의 미사일 생산·배치 결정이 “러시아와 나토 국가들 간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를 가능하게 하는 시나리오가 더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서방 무기를 보관 중인 폴란드 기지를 공격하거나, 미국이 러시아 레이더 내지 지휘통제소를 타격하는 상황이 가능하단 것이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한 국가가 방어·억지력을 키우면 상대국이 이에 대응해 군비를 또 키우는 악순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바츨리츠키 연구원은 지적했다. 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핵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을 지냈던 존 울프스탈은 미국의 독일 내 미사일 배치 계획이 군사적 이점은 크지 않은 데 비해 “(전쟁) 위기가 가속화되고 통제 불능 상태로 커질 수 있는 위험을 더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핵우산도 있지만 그 외에 스스로 보호할 정밀 타격 옵션이 필요하다”며 어디까지나 미국 미사일 배치가 자국 내지 유럽 안보용이라고 했지만, 러시아는 자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입장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미국이 배치하기로 한 토마호크 미사일의 사거리가 최대 2500㎞로, 베를린에서 모스크바까지 거리인 약 1600㎞보다 길다고 전했다.

중국 등 제3국의 군비 증강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중·장거리 무기를 상당수 보유 중인데, 미국에 맞서 그 수를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설령 러시아가 미사일을 포기해도 미국이 군비 경쟁을 그만두기가 어려워진다. 함부르크대 평화연구 및 안보정책 연구소(IFSH) 군비통제 전문가인 울리히 쿤 박사는 “러시아와 미국, 동맹국들 간의 양자 군비 경쟁이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한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 내 미국의 동맹들이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티노 흐루팔라 공동대표는 “(미사일) 배치는 독일을 (타격) 목표로 만든다”며 미국 계획에 반대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 장관은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미사일 배치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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