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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말로만 통합…트럼프, “가장 큰 피해 준 대통령” 바이든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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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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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장장 93분에 걸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단 한 번 직접 언급했다. 13일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 뒤 트럼프 후보는 공격을 자제하고 ‘국민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연설문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연설에서 비록 이름은 한 번만 언급했지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언급한 것은 연설을 시작한 뒤 45분경이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10명을 모두 합쳐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큰 피해를 주진 못했을 것”이라며 “‘바이든’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만 말하겠다. 더는 말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연설의 초반 10여 분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발언이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는 데에 치중됐다. 트럼프 후보는 “현 정부에서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기울어가고 있다”며 “미래를 얻으려면 먼저 실패하고 무능했던 리더십으로부터 우리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엄청났던 성공을 4년만에 전례없는 비극과 실패로 바꿔놨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 물가상승과 관련해 “현 정부에서 가구당 가계지출은 평균 2만8000달러(약 3900만 원)나 늘었다”라며 “공화당은 매우 빠르게 물가를 낮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부 국경의 대규모 침략으로 미국 전역에 불행과 범죄, 빈곤, 질병, 파괴가 퍼지고 있다”라며 “국제적으로도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대만과 한국, 필리핀, 아시아 전역에서 분쟁의 불길은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 정부는 문제 해결에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이민 정책에서는 “4년 전 나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을 이 행정부에 넘겼는데, 내가 떠난 뒤 침략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불법 입국하면 즉시 체포돼 추방당했는데, 현 행정부는 훌륭한 국경 봉쇄 정책을 모두 폐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원로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 대해선 “미친(crazy) 낸시 펠로시”라고 부르기도 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후보가 연설 초반에는 차분하게 단결을 요구했지만, 이는 분열을 일으키는(후반부의) 연설 내용과 상충했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은 “연설은 조용히 시작했지만 결국 더 전통적인 트럼프식 스타일로 바뀌었다”라고 평가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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