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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왕이, 캐나다 향해 "양국관계 어려움 겪어…진지하게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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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외교관 맞추방 등 첨예한 갈등 겪어

3중전회 관련 첫 메시지 "높은 수준 사회주의 시장경제…세계 각국에 기회"

연합뉴스

중국-캐나다 외교장관 회담
[신화=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양국 관계 경색의 책임을 캐나다에 돌리며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주임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졸리 장관과 회담에서 "중국과 캐나다 관계는 수년에 걸쳐 어려움(곤란)과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이는 중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며 캐나다 측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외교수장 간 회담에서 상대방을 향해 반성을 촉구하는 것은 외교 관례상 흔치 않은 일로 그만큼 캐나다를 향한 중국의 불만이 강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왕 주임은 "양국 사이에는 근본적 이해충돌이 없고 양 국민은 오랜 우호·왕래의 역사가 있다"며 "양국은 초심으로 돌아가 과거를 반성하고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며 역사에서 교훈을 얻음으로써 양국 관계 정상화에 추진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티베트, 신장, 홍콩과 관련된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외부 간섭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경고하면서 캐나다를 향해 양국 간 인적 문화적 교류 촉진, 양 국민 간 우호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한 실질적인 조처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졸리 장관은 "캐나다는 중국과 관계를 적극적이고 실용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키길 원한다"며 "접촉과 대화를 유지하고, 경제무역, 관광, 기후변화, 환경보호, 인문 교류, 마약통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상호 이익을 실현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는 지속적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캐나다가 지난 2018년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하고 중국이 캐나다인 2명을 잇달아 구금하면서 첨예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의 캐나다 정치인 사찰 의혹이 제기되면서 캐나다 정부가 중국 외교관을 추방하고 중국도 상하이 주재 캐나다 외교관을 맞추방하며 외교 갈등이 격화했다.

또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나눈 대화가 보도되면서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일도 있었다.

이밖에 캐나다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캐나다의 화웨이 5G 장비 사용 금지 등을 놓고도 양국 간 갈등은 계속돼 왔다.

다만 양국 외교수장이 이번에 대면 회담을 개최하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는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왕 주임은 졸리 장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캐나다가 양국 관계를 긍정적이고 실용적이며 건설적인 방식으로 대우하고 증진하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편, 왕 주임은 지난 18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그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으로서 3중전회에 참여한 그는 "중국은 개혁을 더욱 전면적으로 심화하고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며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중국이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면 캐나다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 새로운 발전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왕 주임이 3중전회 결과에 대해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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