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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영상만 봐도 돈 꽂힌다"…SNS 현금 보상, 곱지 않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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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한국판 SNS 전쟁(下)

[편집자주] SNS가 소통과 오락이란 본래 기능을 넘어 뉴스와 산업까지 뒤흔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앞세운 최강자 메타, 물량 공세를 펼치는 틱톡, 마니아층이 단단한 엑스 등 글로빌 빅테크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토종기업 네이버도 기존 서비스의 다변화, 신 수요층 공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2024년 한국의 SNS 지형도를 점검하고, 경쟁의 전망을 분석한다.



SNS 시대에 떠오르는 네이버…기존 사용자 편의성↑집중

머니투데이

기능 강화 중인 네이버 SNS/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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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토종 IT(정보기술) 대기업 네이버(NAVER)가 주목받는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밀리고 있으나 밴드, 블로그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신규 사용자를 생태계 안으로 유입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기존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17일 아이에이지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밴드의 지난 6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1779만2052명으로 카카오톡, 인스타그램에 이어 3위다. 전년 동기(1925만6353명) 대비146만명 감소했으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다른 SNS를 제치고 꾸준히 3위를 차지한다. 40대가 559만4224명으로 가장 많고 30대가 394만2657명, 50대가 383만9242명이다.

2012년 출시된 네이버 밴드는 인증된 이용자끼리 모이는 폐쇄형 SNS다. 같은 취미나 활동을 하는 이용자들끼리만 모일 수 있어 국내에서는 50대 이상 베이비붐 세대에서 인기가 많다.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가 2023년 기준 세대별 SNS 이용 플랫폼을 조사한 결과 베이비붐 세대 중 36%가 이용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10·20세대도 밴드에 유입시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 2019년 도입한 '미션 인증' 기능이 대표적이다. 사용자가 직접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 결과를 공유해 상호 동기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능인데, 미션 인증으로 지난해 신규 가입자 중 10·20세대가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네이버는 최근 '동네 밴드' 서비스도 오픈했다. 리더가 동네 밴드로 등록하면 해당 밴드를 이웃 사용자에게 알릴 수 있고, 일반 사용자는 동네에서 활발히 운영되는 밴드를 한눈에 살펴보고 가입할 수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에 밀려 곧 사라질 것이라는 텍스트 기반의 SNS인 블로그도 예상과 달리 꾸준히 성장중이다. 네이버 블로그는 한때 다른 SNS에 밀려 사용자가 대거 이탈한 적이 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사용자가 급증했다. 네이버는 블로그를 커뮤니티 생태계의 핵심 서비스로 보고 관련 기능을 계속 강화 중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개설된 블로그의 수는 약 126만개, 새로 발행된 글은 약 2억4000만개에 달한다. MAU(월간활성이용자수)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모바일인덱스가 안드로이드와 iOS 데이터를 통합해 제공하기 시작한 2021년 3월 네이버 블로그의 MAU는 244만1664명에서 지난달 294만8313명으로 증가했다. 블로그 개설 후 게시물은 올리지 않고 댓글 등 소통 활동만 하거나 모바일이 아닌 PC로만 블로그를 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용량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네이버측 설명이다. 네이버는 블로그에도 10·20세대 유입을 위해 '주간일기 챌린지', '포토덤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네이버는 잘파 세대(Z+α, 1995~2015년 출생)가 많이 이용하는 숏폼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네이버의 숏폼 서비스인 클립을 블로그나 네이버TV 등에 연결하며 오픈 플랫폼으로 키운다. 네이버는 생태계 확장을 위해 올해 하반기 2500명의 클립 크리에이터를 모집한 뒤 창작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출시 12년 된 네이버 밴드의 경우 리더들이 밴드를 더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능에 신경을 쓴다"며 "블로그 역시 새로운 사용자 유입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의 활발한 운영을 위해 다양한 챌린지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SNS 하면서 용돈벌이? "'좋아요'만 눌러도 돈 준다"…중독성 논란도

머니투데이

/그래픽=윤선정 디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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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국내 출시한 '틱톡라이트'의 성장세가 매섭다. 본체인 '틱톡' 이용자 수까지 넘어설 기세다. 다만 틱톡라이트 유저 중 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순수 SNS(소셜미디어) 목적이 아닌 과도한 '현금보상'에 따른 결과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틱톡라이트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406만명이다. 전월(339만명) 대비 19.8% 증가했다. 틱톡 MAU(467만명)와의 차이는 60만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이달(미집계) MAU는 틱톡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틱톡라이트는 데뷔전부터 남달랐다. 지난해 12월 국내 서비스 당시 틱톡라이트의 MAU는 16만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31만명을 돌파하더니 5월엔 3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MAU 400만명을 돌파한 틱톡라이트는 지난해 12월 대비 25배 증가했다.

기존 틱톡 유저와 틱톡라이트 유저를 합하면 정통 SNS 강자인 페이스북 등도 위협할 정도다. 지난달 틱톡과 라이트의 합산 MAU는 873만명이다. 이는 X(엑스, 옛 트위터)의 637만명보다 200만명 많은 수준이며, 페이스북(917만명)과의 차이는 40만명에 불과하다. 특히 페이스북은 올해 1월 MAU 1000만명이 깨지면서 900만명 선을 지키기도 위태한 상황이다.

틱톡라이트는 젊은 유저층이 대다수일 거라 예상됐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40대가 29.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0대(24.8%) △20대(19.4%) △50대(16.2%) △10대(6.7%) △60대(3.6%) 순이다. 남녀 성비는 남자가 44.3%, 여자가 55.7%다.

이는 '현금보상'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은 결과로 해석된다. 단순 SNS 사용 목적보다는 스마트폰 앱으로 재테크를 하는 이른바 '앱테크' 차원으로 분석된다. 틱톡라이트에서 영상을 보면 하루 최대 360포인트를, 40개의 광고를 보면 1200포인트를,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면 5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앱에 오래 머무르고 영상을 많이 볼수록 포인트는 더 늘어나는 구조다. '1포인트당 1원'으로 환산된다. 3000포인트 이상 모으면 현금 또는 편의점이나 카페 쿠폰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이밖에 '친구초대' '출석체크' 등 다양한 보상 이벤트도 이용자 증가에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선 뚜렷한 BM(비즈니스모델) 없이 단순 현금만 지급하는 틱톡의 사업 모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해외에서는 중독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틱톡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이 중독성을 야기할 위험 등에 대한 사전 위험평가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틱톡은 EU내에서의 보상 프로그램 시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현금성 보상에 연령대가 높은 이용자들이 단순히 소소한 수익을 얻기 위해 틱톡라이트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기존 틱톡 유저가 라이트로 넘어간 것도 있지만, 이 같은 이용자 수 증가에는 공격적인 보상 프로그램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승승장구하지만 점점 이벤트도 줄어들고 출시 효과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틱톡라이트와 달리 '숏폼'(짧은 동영상) 원조인 틱톡의 이용자 수는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월 472만명이던 틱톡의 MAU는 4월까지 지속 줄어들다 지난달 소폭 반등해 467만명을 기록했다. 틱톡의 연령대별 이용자 수는 10대가 26.1%로 가장 많으며, 40대 22.2%, 30대 18.1%, 20대 17.0% 순이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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