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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고장날 수 있어” 가능성 알고도 운행 → 사망사고 유발한 50대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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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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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고장 가능성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하던 중 교통 사망사고를 유발한 5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정종륜)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3)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3월9일 오전 11시 25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위치한 삼성대로 1차로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B씨(28)와 추돌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포터 화물차를 운행하던 운전자였는데 엔진 고장으로 멈춰선 뒤, 제대로 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과정에서 A씨를 뒤따라오던 B씨가 트럭과 추돌하면서 숨지게 된 것이다.

그는 사고 전날 같은 문제로 수리를 맡기면서 엔진 이상을 알고 있었다. 당시 정비사는 “엔진을 교체하지 않을 경우 운행하는 중 정지할 수 있다”는 안내받았지만 수리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운전자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엔진 결함이 있는 차량을 그대로 운행하고 정차 후에도 사고방지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다”라며 “피고인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수리가 필요한 차량을 그대로 운전하다 교통 사망사고가 발생해 죄책이 가볍지 않고, 유족들과 합의하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라고 지적하며 “피해자가 전방 주시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도 피해 발생 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에게 피해 회복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은 상태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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