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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인터뷰] 나경원 "대권 욕심 韓, 남 탓만…'포용' 통해 보수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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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 나경원 후보

"'패트 기소' 한동훈, 보수 가치 공감 있는지 의문"

"당대표, 본인 안위보다 당·尹 우선할 수 있어야"

"野 무도한 탄핵 공세…'원내 당대표' 중요한 시점"

아이뉴스24

국민의힘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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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당대표는 '대통령의 흠'도 '나의 흠'이라고 해야 하는 자리다. 한동훈 후보의 정치적 미숙은 우리 당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전당대회 막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폭로'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나 후보가 지난 2019년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직선거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처리할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해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이 사건이 국민의힘 전대판을 휘어잡게 된 것은 지난 17일이다. 나 후보가 4차 방송토론회(CBS)에서 한 후보를 향해 '법무부장관 시절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를 구속하지 못했다'며 책임론을 지적하자, 한 후보가 "장관은 구체적 수사 지휘 책임이 없다. 나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 부탁했을 때, 그에 대해 안 된다고 말한 것도 같은 것"이라고 역공에 나서면서부터다.

이전에도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과 관련해 '집안 싸움'이라는 말이 나왔던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이를 기점으로 아예 '분당대회'가 됐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나 후보는 21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당원과 국민께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게 된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도 "(한동훈 후보의) 당과 대통령을 향한 공격성 발언이 많이 나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한 후보를 향한 공세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그는 한 후보가 지난 18일 사과를 한 직후 열린 토론회에서 "(패스트트랙 기소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인 것을 아느냐"고 재차 반박을 이어간 것과 관련해선 "또 '남 탓'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지속해서) 끌고 들어오는 것은 결국 한동훈 후보의 대권에 대한 사심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나 후보는 이어 "신뢰는 한 번 깨지면 돌아오기 쉽지 않다. 당과 대통령을 본인의 안위보다 우선할 수 있는 덕목이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면서 "계파도 사심도 없고, 모두를 하나로 만들 '포용의 나경원'이 보수를 단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당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당정동행'이 건강한 당정 관계"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대통령께서 잘하신 것에 대해선 팍팍 밀어드리고, 민심과 멀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민심을 전해드리겠다"며 "대통령과 파탄 난 후보, 대통령을 등에 업고 나온 후보는 건강한 당정 관계를 만들 수 없다"고 한 후보와 원희룡 후보 모두를 겨냥했다.

청문회 개최 등 윤 대통령 탄핵에 본격적 시동을 건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서 '원내 당대표'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그런 야당 때문"이라며 '5선 중진'의 본인 강점을 십분 강조했다. 그는 "결국 투쟁과 협상의 '투 트랙'일 수밖에 없다"며 "받을 것은 받되, 도저히 합의 불가능한 것들은 결국 국민에게 '왜 못 받는지' 소상히 설명드릴 수밖에 없다. 이겨 본 사람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나 후보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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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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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레이스가 막바지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네거티브'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있다. 소회가 궁금하다.

"국민들께 우리 당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게 된 것 같아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타 후보를 향한 검증과 비판을 넘어서, (한 후보의) 당과 대통령을 향한 공격성 발언들이 나왔던 것은 사실이다. 신뢰는 한 번 깨지면 돌아오기 쉽지 않다. 당과 대통령을 본인의 안위보다 우선할 수 있는 덕목이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우리 당이 이 사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4·10 총선 후 100일이 지났으나 정권 심판 여론은 더 강해지는 형국이다. 당 내에서도 '보수가 정신을 못 차린다'는 말이 나온다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선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으로 정부·여당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수 세력이 똘똘 뭉쳐 하나가 되어도 이를 극복할까 말까다. 그런데 전당대회를 거치며 보수 분열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만들게 된 결정적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 당대표가 되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계파 갈등으로 인한 분열이 가장 심각하다. 현재 우리는 '분당의 위기'에 빠져 있다. 우리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당원 존중의 정당'을 만들겠다. 보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 '할 말은 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건강한 당정 관계란 어떤 모습인가

"건강한 당정 관계란 '당정동행'이다. 윤석열 정부 성공과 보수 재집권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동행하는 것이다. 대통령께서 잘하신 것은 팍팍 밀어드리고, 민심과 멀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민심을 전해드리겠다. 대통령과 파탄 난 후보, 대통령을 등에 업고 나온 후보는 건강한 당정 관계를 만들 수 없다. 오직 나경원이 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탄핵 청문, 채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추진 등 야당의 대통령을 향한 공세가 상당하다. 여당 원내도 대통령 거부권만 바라본다는 비판이 있다. 당대표가 되면 현 정국을 야당, 특히 이재명·조국 대표 등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극심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 당대표는 굉장히 어려운 자리라고 본다. 실제 특검과 탄핵 청원 청문회 등 야당의 무도한 공세가 모두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다. '원내 당대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협치는 결국 투쟁과 협상의 '투 트랙'일 수밖에 없다. 받을 것은 받되, 도저히 합의 불가능한 것들은 결국 국민에게 '왜 못 받는지' 소상히 설명드릴 수밖에 없다. 이겨 본 사람이 이길 수 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끌어내렸고, 이번 총선 당시 이재명 대표가 지역구인 동작을에 8번이나 왔는데도 지역구를 사수해냈다. 경험으로 다시 승리하겠다."

-정국 최대 뇌관인 '채상병 특검',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지금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시간이다.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도 않고 특검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다.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목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무엇이 됐든 특검은 정치적이고 동의할 수 없다."

-한동훈 후보의 이른바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 폭로'를 두고 보수 진영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크다. 한 후보 본인이 서둘러 사과를 했지만 '패스트트랙 기소가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당시 진행된 것 아느냐'는 발언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이번 한 후보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당시 민주당에 맞서 같이 투쟁했던 많은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분노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공소 취소 요청'은 내 개인적 구명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 사건은 우리 당이 민주당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한 사건이었다. 한동훈 후보가 우리 보수가 공유하는 가치에 대한 공감이 과연 있는지 많은 분이 의문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한동훈 후보의 정치적으로 미숙한, 남 탓하는 태도가 정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여당 대표로서 자질을 갖췄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당대표는 대통령의 흠도 본인의 흠이라고 해야 하는 자리다. (한 후보)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을 끌고 들어오는 것은 결국 한동훈 후보의 대권에 대한 사심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권주자인 당대표는 정말 위험하다. 태생적으로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라는 명분으로, (대통령에 대해) 각을 세우고, 충돌하고, 들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 뻔하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당원과 국민을 가리지 않고 한동훈 후보 지지율이 여전히 높다

"한동훈 후보가 아직 정치적으로 미숙하다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 당 상황이 심각하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우리 당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본인 대권에 대한 욕심으로 당을 이용하는 사람은 결국 우리 당과 정부를 큰 위기로 몰아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수 재집권은 할 수 없다."

-왜 차기 국민의힘 대표는 나경원이어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통합으로 우리 보수를 단결시킬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 노련한 지휘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좌파 세력에 맞서 싸운 '용기의 나경원', 총선 참패 위기를 뚫고 서울 험지를 탈환한 '승리의 나경원', 계파도 사심도 없고 모두를 하나로 만들 '포용의 나경원', 보수를 구하고 당을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해낸 '책임의 나경원'이 당대표 적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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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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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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