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후 유세 중단 중 후보 사퇴
미니경선 주장도 나와…대선 코앞 분열 우려
해리스 부통령 "대통령 지지받아 영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했습니다. 이제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이 혼돈에 빠지게 됐습니다. 워싱턴을 연결해보겠습니다.
김필규 특파원,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의 압박에 무너진 셈이죠.
[기자]
지난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델라웨어 휴양지인 르호보스 해변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 사퇴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긴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완주를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래서 오늘 발표는 다소 갑작스러웠습니다.
이곳 시간으로 일요일 오후, 바이든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에 성명을 올리고, 이제 후보직에서 물러나 남은 임기, 대통령 임무에 집중하는 게 당과 국가에 최선이라 생각했다며, 사퇴를 밝혔습니다.
선거 캠프의 핵심참모들도 발표 1분 전에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아마도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상의한 뒤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신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명했는데요, 그럼 해리스가 후보로 확정되는 겁니까?
[기자]
그동안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나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이 후보직을 물려받을 인물로 거론됐습니다. 그러나 결국 바이든의 선택은 해리스 부통령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게 최고의 결정이었다면서, 이번에 그가 대선 후보가 되는 것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미니 후보 경선을 해서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문제는 대선까지 채 4달도 남지 않는 점입니다. 공화당에서 제도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고, 경선 과정에서 당이 분열될 우려도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입장에선 해리스 부통령을 지명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분석입니다. 해리스 부통령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당의 대선 후보가 돼 트럼프를 이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후보 사퇴의 결정적인 계기는 뭐였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발표가 나온 것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토론을 한 지 불과 25일 만입니다. 트럼프에게 참패를 당한 뒤 인지력 논란에 휩싸이며 위기가 본격화됐습니다.
트럼프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며 민주당 내에선 30여 명의 연방 상하원 의원이 그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습니다. 결정타는 지난달 13일 일어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입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극적으로 살아돌아온 트럼프에 열광했고, 설상가상으로 바이든은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유세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당내 영향력이 큰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등을 돌리면서 바이든의 완주 의지를 꺾었습니다.
[앵커]
민주당 내에선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드디어 이길 수 있게 됐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오마바 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최고의 애국자"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하진 않았는데, 당내에 경선을 한다는 목소리가 남아 있는만큼 이를 정리하는 작업이 앞으로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최석헌]
김필규 기자 ,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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