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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만석 식당서 100분간 자녀에 공부시킨 손님…'기특하다'며 먹여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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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몰려오는데…자녀 공부시킨 부모

손님으로 가득 찬 음식점에서 자녀에게 인터넷 강의를 듣게 하는 등 공부를 시킨 부모 목격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음식점에서 공부시키는 부모'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영업자라는 작성자 A씨는 "제가 운영하는 매장은 회전율이 빠른 편이다. 보통 손님들이 40분이면 음식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난다"며 "그런데 어제(18일), 생각할수록 어이없는 일이 생겼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저녁 장사 시작과 동시에 아빠, 엄마, 자녀 2명 가족 손님이 입장했다"며 "문제의 팀이 1등으로 들어왔는데 다른 테이블보다 한참 안 일어나는 거다. 그래서 오가며 곁눈질로 슬쩍 보니까, 첫째 아이가 옆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헤드셋까지 끼고, 혼자서 영어를 소리 내며 읽었다. 마치 '나 공부 중이에요' 자랑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며 "당시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문제의 테이블 바로 옆에도 손님이 식사하고 계셨다"고 말했다.

A씨는 "엄마, 아빠, 둘째 아이는 음식을 다 먹었는데도 계속 테이블에 앉아서 휴대폰 하거나, 이야기하거나, 통화하고 있었다"라며 "가끔 엄마가 공부하는 큰아이에게 '기특하다'면서 입에 음식까지 넣어주고 있었다"고 다소 황당했던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어 "손님들은 계속 들어오고, 슬슬 짜증이 나서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며 "결국 큰 아이 공부가 끝날 때까지 1시간 45분 기다렸다. 제일 먼저 입장했는데, 매장 마감할 때 맨 마지막으로 나갔다"고 토로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해당 손님들이 기본적인 정돈도 하지 않고 가게를 나섰다는 것이다. A씨는 "큰아이 공부한 자리에 가보니 지우개 가루인지, 화이트 테이프 가루인지 난리가 났더라"라며 "더 화나는 건, 자기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해맑은 표정으로 인사까지 하고 나가서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음식점은 밥 먹는 곳인데 왜 자기 애 공부하라고 빈 테이블에 자리까지 깔아주고 공부를 시키는지 모르겠다"라며 "동네 장사고, 아이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 어느 정도 예상 밖, 상식 밖 행동하는 부모를 많이 마주하는데 이번 일은 뭔가 신기하다. 다음부터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조언해달라"고 의견을 물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런 건 솔직하게 부모에게 말씀하셔라", "공부할 집이 없는 부모인가보다", "유난이다",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집에 인터넷이 안 되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누리꾼 B씨는 "제가 운영 중인 식당에서도 공부하는 사람이 종종 보이긴 하는데, 손님이 차면 알아서 공부를 멈추긴 하더라"라며 "저런 건 직접 말씀하셔야 한다. 처음에는 손님이 '사장이 유난이다'라고 느낄지 몰라도, 집에 가서 생각해보면 자기가 잘못한 걸 알게 돼서 다시는 저런 짓 못 한다. 아이에게도 좋은 것을 가르치는 어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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