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은 레바논 · 예멘으로 확전, 국내선 사퇴요구 시위
이스라엘 시위대, 미 의회의 초청에 '500인 항의서한' 보내
바이든과 정한 일정은 소화할 듯..트럼프 면담은 고민거리
[월링퍼드·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4.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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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국 워싱턴 방문 계획과 가자 전쟁 중인데도 의회 연설과 정상회담을 하게된 중요한 시점에 조 바이든 미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대선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
22일 미국을 방문하는 네타냐후로서는 이번 여행이 역대급 정치적 줄타기이며 하마스 뿐 아니라 레바논, 예멘의 무장세력과 확전을 시작한 이후에 최대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정전 회담이 중재국들의 개입으로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다 레바논과 예멘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 상대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판국에 미국의 대선 판이 이처럼 요동치고 있어 네타냐후의 연설 방향 조차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네타냐후가 어떤 연설을 하느냐에 따라서 미국과 중동 양쪽 대륙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후보 사퇴를 밝힌 이후에도 그를 대신할 민주당 후보이자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가 누구로 결정될지는 아직 공중에 떠 있는 단계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21일 AP통신에게 그런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예정대로 네타냐후를 맞아 회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정에 대해 공개할 권한이 없다면서 이름을 밝히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회담의 정확한 시간은 바이든이 아직 코로나 19로 회복 중이어서 정확히 예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는 14일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또 민주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기대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도 만나기로 되어 있다.
익명을 요구한 네타냐후 총리실 고위관리도 그가 22일 워싱턴에 가는 것은 확정되어 있다고 확인해 주었다.
네타냐후가 이번 의회 연설에서 고려해야할 대상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자신의 정치 생명이 달린 극우파 내각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바이든 정부에게서는 외교적 군사적 지지를 얻어야 한다. 혹시 11월 대선에서 승리할지도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과 나중에 국교관계를 재수립해야 하는 과제도 신경써야 한다.
네타냐후의 발언이 그런 대상들 중 누구에게도 격분을 사지 않아야 네타냐후는 그의 끈질긴 정권 장악 노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
이스라엘의 바일란( Bar-Ilan )종합대학교의 미-이스라엘 관계 전문 연구자 에이탄 길보아교수는 " 이번 네타냐후의 미국 방문에는 몇 개의 지뢰와 함정이 놓여있다"고 바이든 사퇴 발표 이전에 말한 바 있다.
"네타냐후는 함정을 피하는데는 정치적 귀재로 알려져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번엔 그가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미 의회 연설은 네타냐후의 네 번째 연설로, 다른 나라 지도자들보다 훨씬 많다. 그의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극우파 정부의 종료들은 그가 끝까지 가자 전쟁을 계속해서 하마스를 거꾸러 뜨리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어한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미국에 제안한 정전안의 진척 상황과 종전 후의 비전에 대해 듣고 싶어할 것이다. 공화당은 네타냐후가 바이든을 욕하고 공화당을 새로운 이스라엘의 든든한 후원자로 삼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방문 초청을 받았을 때 네타냐후는 "우리 이스라엘을 파괴하려는 자들에 맞서는 우리의 정당한 전쟁에 대해서 그 진실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지난 해 10월에 시작된 가자전쟁은 이스라엘에 대한 우방의 결속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이든 정부는 지금까지 굳건하게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행동과 가자지구의 구호품 까지 막는 잔인한 행위에 대해서는 점점 더 경악과 경계심이 커져가고 있다.
[라파=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라파를 전격 방문해 이스라엘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협정이 타결되더라도 라파 검문소와 이집트 국경지대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제권은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2024.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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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이 가자지구의 봉쇄된 항만 대신에 임시로 설치해 줬던 군사용 해상 부두가 구호품 반입을 위해 설치된 뒤 단명으로 끝난 일과 이스라엘이 전후 재건계획은 고사하고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해치는 군사작전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 네타냐후의 입지를 어렵게 한다.
그것은 미국에서 새로운 민주당 대통령이 당선된다 해도 비슷한 우려가 계속해서 따라다닐 것으로 AP는 분석했다.
바이든은 올 해 초 일부 품목의 폭탄들의 이스라엘 지원을 동결했다.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도시 라파공격에 그것을 사용해 가자인구 230만명의 절반이 넘는 피난민이 몰려 있는 그 곳에서 참사가 일어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3월에는 즉시 정전과 포로 인질 교환을 하라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투표에서 기권하기도 했다. 네타냐후는 이를 이스라엘 동맹국으로서의 원칙적인 입장에서 "후퇴"한 처사라며 비난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의 만행 때문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24일 네타냐후의 의회 연설 때 불참하기로 하면서 바이든과 네타냐후에 대한 항의를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는 방미 중에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항의 시위 등 공격 목표가 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가 트럼프도 만날지는 확실하지 않다. 만약 트럼프와 회담을 하는 게 알려진다면 네타냐후는 이 전에 극우파 정객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트럼프 지지세력으로 비난 받을 것이다. 트럼프를 안 만난다면, 전직 대통령인 그는 무시당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나쁠 것이다.
지금은 온갖 난관에도 불과하고 철통같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유지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가 흔들리고 있는 최악의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워싱턴을 방문하는 네타냐후는 국민들에게 자신이 여전히 미국에서 크게 환영받는 존재임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네타냐후 비판자들은 국민의 지지가 땅에 떨어진데다 극우파로 치우친 지도자가 전국적인 사퇴요구 시위와 확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자전쟁을 배경으로 미국 방문을 강행하는 것이 또 하나의 심판을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작가, 학자, 유명인사와 공인들을 포함한 500명이 미 의회에 편지를 보내서 네타냐후를 초청한 데 대한 경악과 분노를 표했다.
이들은 "미국 의회가 네타냐후의 잘못된 정책 방향과 그의 극우파 각료들의 주장을 선전하는 무대를 마련해 준 것"이라며 항의했다.
편지에서 그들은 " 그의 관심은 오직 자기 권력을 유지하는 것 뿐이다. 미국은 이런 혼란한 시대에 그처럼 냉혹하고 복잡한 권모술수의 달인을 훌륭한 정치인의 모델로 꼭 지지해야 하는가"하는 내용의 불만을 토로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네타냐후가 구출된 인질 노아 아라가마니와 그녀 아버지와 동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도 가자에 가족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이 미국 여행이나 갈 때냐"면서 "네타냐후는 먼저 인질 협상부터 마치고 여행을 다니든지 하라"는 항의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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