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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건설in]"지금 수주는 잘하는 것에 집중…탄소포집은 플랜트 미래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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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GS건설 플랜트본부장

올해만 플랜트 수주 2건 확보

미래 준비 위한 스터디도 꾸준히

탄소포집·식물성 원료 등에 관심

"사업기회 발굴해 선도적으로 움직일 것"

편집자주'건설in'은 건설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물을 집중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건설사의 핵심사업, 신성장동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설인들을 만나 생생한 업계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2010년부터 5~6년간의 해외 플랜트 호황기에는 피 튀기는 경쟁을 했어요. 중동 수주를 독점하려고 국내 업체끼리도 맞붙어 입찰가격을 굉장히 낮게 써내고, 지어도 손해나는 장사를 했지요. 그 호된 시기를 지나고 지금은 이런 얘기를 해요. ‘우리가 왜 싸웠지. 서로 잘하는 거 할 만큼만 하자’고요"

아시아경제

GS건설 플랜트 사업본부장 김동욱 상무가 서울 종로구 사옥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22일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에서 만난 김동욱 플랜트사업본부장은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이제는 수익성이 담보되는 프로젝트에 선별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기존에 잘해왔고, 잘 해냈던 사업 중심으로 앞으로도 뛰어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의 플랜트 사업은 지난 4~5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중동 활황기 외형 확장에 치중하면서 생긴 손실을 메우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후 경제성이 있는 프로젝트에만 입찰하는 선별 수주 기조가 자리 잡았다.

지난해 말 부임한 김 본부장은 올해의 마음가짐을 ‘사회부연(死灰復煙)’으로 삼았다. ‘죽은 재에 다시 연기를 피워보자’. 그의 사무실 화이트보드에 적힌 글귀다. 그는 "지난 시간 수주도 좀 자제하고, 사업 규모도 줄였다. 나름 내실을 다졌다고 생각하지만, 분위기가 많이 다운돼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서 올해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 그 마음을 적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해 플랜트 분야에서 굵직한 사업을 2건이나 확보했다.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억2000만 달러(약 1조6876억원) 규모의 ‘파딜리 가스플랜트 증설 공사’를 수주했다. 이후 6000억원 규모 전남 여수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1단계 공사’를 연이어 따냈다. 1조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5년 만이다. 올해 플랜트사업 수주목표치도 이미 달성했다.

이번 사우디 사업을 따낸 것도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자’는 전략이 먹힌 결과다. 김 본부장은 "이 프로젝트는 발주처가 능력이 검증된 회사에만 먼저 제안했다"며 "초기 개념설계 때부터 사람을 파견해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발췌해도 좋다고 했고, 4개 사가 뛰어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프로젝트 관련 발주는 총 3건. 이 중 4개 사가 참여했으니 경쟁률은 높지 않았다. 입찰한 사업에 따라 경쟁하지 않고도 수주할 수 있었다. GS건설이 수주한 사업은 ‘황 회수시설’이다. 가스를 뽑는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나오는 황을 회수하는 설비로, 양이 많아 설비 규모도 크다. 김 본부장은 "다른 건설사들이 애초에 이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았다. GS건설이 할 거라 생각한 것"이라며 "우리가 가스플랜트, 또 대규모 플랜트 중에서도 황 회수시설은 경험이 나름 많다. 사우디에서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여수 LNG 터미널도 15년 넘게 충남 보령에서 LNG 터미널을 짓고, 운영한 경험이 수주의 밑바탕이 됐다.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과 같은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플랜트 분야의 신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과제다. 이달 초에는 전 그룹사가 모여 신사업을 공유하고 시너지 방향을 논의했다. 김 본부장이 주목한 것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그는 "경제성 때문에 아직 상용화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분명히 가게 될 방향"이라며 "기술개발부터 상용화라는 큰 사이클에서 우리의 할 일은 실험실에서 성공했던 원천기술을 실제 사이즈로 만들어 상용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 포집 플랜트 외에도 식물성 원료, 폐식용유 등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플랜트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사업 기회도 발굴해서 선도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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