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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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소식에 22일 국내 증시가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날 시장에서는 반도체주, 2차전지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위험 회피 심리에 따라 대량의 매물이 출회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 변동성과 무관한 실적 개선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95포인트(1.14%) 하락한 2763.51에 마무리했다. 보합권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낙폭을 키웠으며, 장 중 2752.63까지 내려 276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18.76포인트(2.26%) 떨어진 809.96에 마쳤다.
미국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번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864억원, 1872억원의 매물을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211억원, 791억원씩 팔아치웠다. 개인만 홀로 양대 시장에서 4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들이 휘청였다. 국내 반도체 빅2 삼성전자(1.66%)와 SK하이닉스(2.15%)가 나란히 하락했다. 트럼프발 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눌려왔던 주가가 낙폭을 키웠다. 미국 우선주의로 국내 반도체 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했던 바이든의 사퇴로 2차전지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트럼프는 과거 바이든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와 삼성SDI는 각각 4.92%, 4.2% 급락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도 6.65% 내렸다.
코스피·코스닥 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기자. |
증권가에서는 미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후보 사퇴로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초유의 사퇴인 만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실적개선주로의 수급 이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대선 불확실성과 무관한 조선주, 방산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재건 기대감에 따라 건설주도 주목받는다.
이날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8.88% 급등했다. 화장품 중·소형주들도 동반 상승 랠리 보였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한동안 조정을 받아왔지만, 실적개선주로 꼽히며 수급이 옮겨붙고 있다. 이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의 약화로도 해석된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구도가 재차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은 지속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불확실성을 반영해 국내 증시가 다소 가라앉은 상황에서 경제 지표와 실적 결과가 분위기 반전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주 주요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LG이노텍,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25일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등이다. 아울러 은행주들의 실적도 연달아 발표될 예정이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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