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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트럼프 측 “해리스는 최악 바이든의 조력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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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美 대선판

조선일보

2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퇴 소식을 전면에 실은 미 일간지 USA 투데이.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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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전격 사퇴에 미 정치권은 크게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 압승과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피격 사건을 계기로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고 자평하던 공화당은 바이든은 물론 후보 승계가 유력한 해리스까지 겨냥한 강경 공세 모드로 돌입했다. 민주당은 바이든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번 결정이 트럼프 우위 구도에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바이든의 사퇴 소식에 가장 빠르고 격렬하게 반응한 사람은 4년 만의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던 트럼프였다. 18일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바이든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트럼프는 바이든 사퇴 소식 45분 만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특유의 ‘폭풍 트윗’을 올리면서 바이든을 격하게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을 ‘부패한(crooked) 조 바이든’이라고 일컬으면서 “코로나 걸렸다는 게 믿어지나. 나와의 TV 토론에서 폭망한 뒤 후보를 관두고 싶어 했다” “내일 아침이 되면 전날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는 사실을 까먹을 것”이라는 등 격하게 비난·조롱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사퇴 직후 CNN에 출연해 “바이든보다 해리스를 이기기 더 쉬울 것이라고도 말했다.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도 일제히 해리스를 향해 포문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조 바이든은 내 생애 최악의 대통령이며 해리스는 그 모든 과정에 바이든과 함께했다”면서 “지난 4년간 해리스는 주택과 식료품 비용을 상승시킨 국경 개방 정책과 녹색 사기 정책에 같이 서명했다. 그녀는 이 모든 실패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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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조 바이든”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21일 민주당 지지자들이 ‘고마워요 조’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달 TV 토론에서 바이든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민주당 안팎에서는 거센 후보 사퇴 여론이 일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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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까지는 임기가 남은 바이든이 지금 당장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면,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 또한 없다”고 했다. 다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더 이상 바이든의 나이·건강 리스크를 공격할 수 없게 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세론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익명의 공화당 인사의 발언을 인용, “트럼프는 나이 논란에 시달리는 바이든과 대결하는 것을 훨씬 선호했는데, 바이든의 퇴장으로 공화당 일부가 ‘선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TV 토론 참패 이후 대선 후보 교체론이 분출하며 분열로 치닫던 민주당은 이날 바이든의 사퇴 소식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전직 대통령과 원내 지도부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은 잇따라 환영 성명을 발표하며 대체 후보 선정 절차까지 남은 당내 화합을 당부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공동 성명에서 “바이든은 어떤 면으로 보더라도 더 완벽한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건국 아버지들의 책무를 발전시켰고 우리나라의 영혼을 복구하겠다는 그 자신의 목적도 진전을 이뤘다”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바이든 대통령이 성취한 모든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도 “언제나 미국의 약속을 믿고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바이든에게 사퇴를 요구했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미국은 그의 리더십 아래 자유 세계의 지도력을 회복했다”)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그는 4년 임기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1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코로나로부터 나라를 구했다”) 등도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든을 칭송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사퇴를 반기면서도 너무 늦은 결정이었다는 만시지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테네시주의 민주 당원 이사야 리브스는 영국 BBC 인터뷰에서 “후보가 교체된 건 잘된 일이지만 트럼프를 꺾기엔 너무 늦었다”며 “이런 결정은 1년 전에 진작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미래 권력’으로 떠오르는 트럼프와의 관계 설정에 부심하던 주요 서방 국가 정상들도 연임 도전을 포기한 바이든을 격려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내 친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조국과 유럽, 세계를 위해 많은 것을 성취해 왔고, 그 덕분에 미국과 유럽은 가까운 협력 관계이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강하다”고 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와 미국, 세계를 더 안전하게 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더 굳건하게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왔다”고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의 남은 대통령직 임기에 함께 일할 것을 고대한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미국의 국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이므로 직접 코멘트는 삼가야겠지만, 바이든 대통령 입장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최선의 판단을 하려 했다는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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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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