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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안갯속 美 대선…트럼프 당선 땐 대미 수출 33兆 증발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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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출 7000억 달러 목표 달성 적신호

관세·쿼터 등 전통적 무역 장벽 강화 전망

IRA 축소 예측…배터리 업계 투자 위축 우려

아주경제

20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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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로 미국 대선 결과가 시계 제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짙어질 전망이다.

22일 아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으로 33조원 이상의 대미 수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자동차·배터리·방위산업 등 주력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정부의 '수출 7000억 달러' 목표 달성 역시 위태로워질 수 있다.

최근 수출 호조세를 견인하는 건 미국으로의 수출이다. 올 상반기 대미 수출은 역대 최대치인 64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8% 늘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11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전년 대비 29.8%, 일반기계는 31.1% 급증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대중 교역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미 수출이 전체 무역을 견인하는 측면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대미 무역흑자 확대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 수출 7000억 달러 목표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등 전통적인 무역장벽을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관세를 10% 추가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 도입을 공언한 상태다. 무역흑자 폭이 큰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김영귀 선임연구위원은 "보편 관세를 매기게 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품목 관세도 10%씩 올라간다"며 "우리나라에서 직접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에 다른 나라를 거치는 우회적 대미 수출까지 합쳐 최대 241억 달러(약 33조4500억원) 규모의 수출액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측 공약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도 우리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은 IRA 완전 폐지보다 지원 규모 축소 쪽에 힘을 실었다. 다만 IRA 시행으로 미국 내 배터리 판매량을 26% 넘게 늘린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의 부상에는 중국 견제와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을 요구하는 유권자의 요구가 투영돼 있다"며 "트럼프 집권 시 IRA 폐지 혹은 생산·소비 보조금 축소가 예상돼 국내 주요 이차전지 기업의 미국 내 사업 계획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방위산업 관련 '바이 아메리칸(Buy-American·자국 제품 우선 구매 정책) 기조 강화로 한·미 방산 협력 역시 위축될 우려가 있다. 대미 방산 수출 확대는커녕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경험한 방위비 분담액 인상 요구가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주경제=김유진 기자 ujeans@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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