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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2차전지 레버리지 ETF에 2700억 투자한 개미···반토막 실적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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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트럼프 리스크’ 악재까지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올해 55% 급락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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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차전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연초부터 30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아부은 개미들이 비상에 걸렸다. '트럼프 리스크’로 당분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적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추가 하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ETF’는 전 거래일보다 8.47% 내린 248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12월 상장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초 이후 주가는 55.82% 급락해 전체 ETF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 역시 올 들어 50.95% 빠져 하락률 2위라는 오명을 썼다. 두 ETF는 국내 2차전지 산업 관련 종목들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다른 2차전지 ETF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 ETF’는 올해 31.81% 내렸고 ‘TIGER 2차전지TOP10 ETF(-30.87%)’, ‘BNK 2차전지양극재 ETF(-30.29%)’ 등도 엇비슷한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내 유일 인버스형 ETF인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만 35.24%의 수익률을 냈다.

2차전지 ETF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주가 반등에 수천억 원을 베팅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를 1932억 원어치 사들였다.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ETF’에도 775억 원의 개인 자금이 몰렸으며 레버리지형 상품이 아닌 ‘KODEX 2차전지산업 ETF’도 826억 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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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 대선발 정책 리스크가 되려 심화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 전기차 침투율 예상치가 현 정부 대비 최대 18%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캐즘이라는 악재를 해결하기도 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기차 수요를 옥죄는 정책이 시행될 수 있어 투자심리가 최악으로 치달은 것이다.

이대로면 하반기에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당선될 경우 현 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이달 18일 공화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이를 재천명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축소로 인해 국내 배터리 셀·소재 업체들의 중장기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2차전지 업종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는 중국·일본 등 동종 업체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을 반영하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를 결정짓는 모든 요인은 현 수준에서 상승할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오히려 밸류에이션 하락에 따른 주가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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