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건강 관련 구체적 정보 공개한 바 없어, 체중은 110kg 넘어
인지력 테스트도 미공개, 트럼프 "50세 죽음·불멸 생각하게 되는 나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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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그보다 3살 어린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이 미 역사상 최고령 대선 후보가 됐다.
고령에 따른 건강 문제 이슈의 중심도 자연스럽게 바이든에서 트럼프로 넘어가는 분위기이다. 트럼프를 상대할 민주당 후보로는 그보다 19살이나 젊은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지난 몇 주간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아왔지만, 그가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보도했다.
WP는 의료 전문가를 인용, 심장병과 비만 병력이 있는 트럼프가 최근 혈액 검사 결과나 기타 건강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전직 대통령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매우 양호하다'는 주치의 브루스 아론월드(Bruce A. Aronwald)의 세 문장으로 이뤄진 편지를 공개한 것 외에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밝힌 정보가 없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후 전 백악관 주치의인 로니 잭슨 하원의원의 서한을 공개한 적은 있다. 서한에서 잭슨 의원은 트럼프의 오른쪽 귀에 생긴 2cm 폭의 상처를 치료하고 머리 CT 스캔과 기타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검사 결과는 밝히지 않았다.
잭슨은 서한에서 트럼프가 처음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 있는 '버틀러 메모리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그날 밤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그를 봤다고 밝혔다.
잭슨은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시절 인지 테스트를 받았다고 말했지만, 그 결과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올해 대선에서 후보자의 나이와 이에 따른 인지력, 건강문제는 주요 쟁점이었다.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 전 실시한 워싱턴포스트, ABC, 입소스 공동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0%가 트럼프가 다시 한번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응답했다. 지지 정당 별로는 민주당원 82%, 무소속 65%, 공화당원 29%가 트럼프의 나이가 많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통령 재임시절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 카트를 운전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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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후보가 의료 기록을 공개할 의무는 없으며, 의사가 이를 공개하려면 개인정보보호 포기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자가 의사의 진료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라 몬카 미국정골의학협회(American Osteopathic Association) 회장은 "미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직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완전한 개방성을 갖춰야 한다. 후보들이 이에 동의한다면 대중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5년 첫 출마 때는 자신의 주치의인 해롤드 번스타인에게 '완전한 의료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지시했고, "완벽함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트럼프의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대신 트럼프에 대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건강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네 문장으로 된 서한만 발표했을 뿐이다. 번스타인은 후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 서한 전체를 트럼프가 지시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21년 사망했다.
트럼프의 건강에 대한 가장 상세한 공개는 2018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잭슨이 백악관 기자실 연단에 등장해 트럼프의 관상동맥 칼슘 점수가 2009년 34에서 133으로 상승했다는 CT 스캔 결과를 포함한 세부 정보를 제공했을 때다. 당시 CNN의 수석 의학 특파원 산제이 굽타와 다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는 트럼프에게 심장 질환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당시 트럼프의 체중은 239파운드(약 108kg)였는데 그 후 2년간 체중이 244파운드(약 110.7kg)로 증가해 정부 기준에 따른 비만이 됐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난 뒤에는 건강과 관련한 세부적인 정보가 공개된 바 없다. 트럼프는 재선 도전에 실패한 후에는 자신이 소유한 베드민스터 골프클럽 회원이자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진료를 봐주는 정골 의학 박사 아론 월드에게 건강을 점검받고 있다.
아론 월드는 지난 4월 뉴저지주의 모리스타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을 방문한 포스트 기자에게 트럼프의 상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아론 월드가 지난해 11월 20일 공개한 서한에는 혈압이나 체중과 같은 구체적인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복용하는 약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의 건강 상태가 매우 우수하고 인지능력이 탁월하다는 최상급 표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심혈관 검사 결과도 정상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과거 인지 테스트에 대해 두 차례 '최고'라고 밝혔지만, 2018년 이후에는 인지 테스트를 받았는지 여부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 테스트를 개발한 신경과 전문의 지아드 나스레딘은 올해 초 인터뷰에서 6년 전 테스트는 너무 오래돼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와 같은 나이의 후보라면 정기적으로 인지 테스트를 받고 그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유전적으로 치매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럼프는 자신의 아버지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고 말했는데, 전문가들은 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50세가 되었을 때 플레이보이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인지 장애가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는 "50세가 되면 죽음이나 불멸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이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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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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