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은 전날보다 0.44%(0.35달러) 떨어진 배럴당 79.78달러에 마감했다. 9월물은 0.45달러 하락한 배럴당 78.19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 6월14일 이후 최저치다. WTI 가격은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3거래일간 하락률은 3.71%에 달한다.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보다 0.28%(0.23달러) 내리며 6월11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짙어진 영향이 컸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4.7%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다. 중국 정부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만에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시장에선 추가 부양책 없이는 큰 효과가 없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원유 투자 심리를 높이기에는 중국의 금리 인하 폭이 너무 작은 규모였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오는 11월 미 대선이 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 원유 생산량 증대를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 유가에 하락 압력이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씨티은행은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견해차가 클 것”이라면서도 “두 사람 모두 석유와 가스 사업에 극단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내년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원유 시장이 현재 타이트하지만 4분기 들어 균형을 이루고 내년에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며 “브렌트유 가격이 70달러대 중후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월간 보고서에서 “전기차 사용이 늘어나는 등 수요의 구조적 약세가 예상되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음에도 경제성장이 부진하다”며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100만 배럴에서 98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는 점 등은 향후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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