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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K-배터리, ‘꿈의 전지’ 전고체 양산 박차…전기차 캐즘은 하반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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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E 배터리데이 2024’ 개최

LG엔솔 “차세대 전지 2030년 전 출시”

삼성SDI “전고체 샘플 공급·고객 피드백 긍정적”

“배터리, 반도체와 같은 사이클 산업”

헤럴드경제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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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박차를 가한다.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SNE 배터리데이 2024’에서 “(리튬황, 전고체, 바이폴라 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의 출시 시점을 밝히긴 어렵지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모든 일은 2030년 전에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를 말한다. 화재·폭발 위험성이 낮고,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 거리 확대까지 실현할 수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달러(약 370억원)에서 2030년 400억달러(약 53조37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일본, 중국도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은 최근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밝혔고, 일본 닛산자동차도 내년 3월 가동을 목표로 요코하마 공장에 100㎿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건설 중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꾸준히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을 마친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을 각각 양산 목표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를 고성능 세그먼트에 배치하고, 하위 세그먼트에는 LFP(리튬·인산·철), LMFP(LFP 배터리에 망간 추가) 제품을 활용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정 부사장은 “기존에는 고성능·표준형 세그먼트를 많이 가져갔지만 최근 보급형까지 커지면서 공격적으로 제품을 낼 계획”이라며 “특히 바이폴라 전지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했다.

3년 내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는 삼성SDI는 현재 고객사들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 고객들에게 전고체 배터리 샘플 공급을 했다”며 “현재 피드백을 받고 있는데 고객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볼륨과 엔트리 부문에서도 오는 2026년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울트라 패스트 차징’ 제품을 만들고, 2029년에는 배터리 수명을 20년까지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SDI는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으로 인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오는 2030년에는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신차 중 51%가 전기차일 것이라고 봤다.

고 부사장은 “고객들이 사는 신차 2대 중 1대가 전기차가 되도록 하려면 전기차 성능과 코스트(가격)가 내연엔진(ICE) 차량과 동등해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결국 (전고체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이 내년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세영 노무라금융투자 본부장은 “배터리도 반도체와 같이 사이클 산업”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캐즘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캐즘 개선을 전망하는 근거로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비 축소를 들었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비 지출 추이”라며 “투자비가 상당히 최저점에 왔을 때가 그만큼 공급을 줄인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다시 사이클이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조5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 내년에는 2조~3조원 수준으로 점차 설비투자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캐파(생산량)와 투자 규모를 줄이며 ‘반도체 한파’를 견뎠다.

또 캐즘 극복을 위해서는 배터리 원가 하락, 다양한 전기차 모델 출시, 배터리 성능 향상, 보조금 정책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봤다.

이두연 SNE리서치 부사장은 “지금은 고금리,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중국발 과생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도 어느 정도 정리 단계에 들어가 있고, 유럽이나 아시아 쪽에서도 배터리에 대한 수요 및 가동이 늘고 있어 전체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E리서치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1407만대를 기록하고 오는 203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HEV)를 포함한 친환경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요 또한 연평균 17% 성장이 예상된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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