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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카카오 성장·쇄신 올스톱 … 웹툰 해외사업·SM엔터와 협업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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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김범수 구속 ◆

매일경제

'SM 시세 조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된 23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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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이 결정된 23일 새벽. 카카오 주요 핵심 인사들은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며 곧장 회사로 향했다. 카카오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가 중심이 돼 이날 오전부터 긴급 논의가 이뤄졌고, 각 계열사 단위에서도 총수 부재에 따른 사태 수습 차원에서 상시 회의가 가동됐다.

리더십 공백 어떻게

"어떠한 불법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다"는 김 위원장의 최근 공식 발언이 무색하게 그의 부재가 현실화되면서 카카오 그룹 전반에선 내부 동요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내망에 올린 글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비상 상황이지만 동요하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팀워크를 유지하며 맡은 바 최선을 다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일단 카카오는 CA협의체가 주축이 돼 김 위원장 공석에 따른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지만 당분간 기존 이행 사업을 유지하는 긴축경영이 불가피하다. 특히 보고 체계 등 의사 결정 과정이 더욱 늦어질 것으로 내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동력 잃을 신산업

한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에서 신규 사업을 펼치거나 인수·합병(M&A)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어발 식 확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속도를 내왔던 계열사 정리 작업도 쉽지 않을 듯하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에선 지난해 말 카카오 공동체의 사법 리스크가 강해진 여파로 결국 미국의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불발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하다 사실상 협상이 무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현재 정 대표는 김 위원장과 함께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또 올해 카카오의 최대 역점 사업인 카카오톡과 연계한 다양한 인공지능(AI) 서비스(솔루션)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카카오의 미래가 '시계제로'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AI 사업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현재 카카오그룹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시장 성과 창출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문제는 SM엔터다. 카카오엔터와 SM엔터의 IP(지식재산권) 협업을 통해 북미 등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오던 카카오 입장에선 사실상 협업 추진을 위한 동력을 잃은 상태다. 회사 차원에선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SM엔터가 김 위원장 구속 수사의 표적 대상인 만큼 자유로운 사업 확대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 웹툰도 마찬가지다.

향후 소송 전망

김 위원장 구속으로 심화된 사법 리스크는 한동안 카카오를 짓누를 공산이 크다. 법원은 김 위원장이 주가 시세 조종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입증할 직접 증거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으로 1회 구속 기간 연장을 통해 최장 20일 동안 김 위원장을 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기록이 방대해 구속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해 수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향후 재판을 받게 된다면 그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 주식의 시세 조종 과정에 직접 개입해 지시·승인을 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최고경영진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4일에 걸쳐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계열사로 번질 사법 리스크

일각에서는 시세 조종 외에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카카오 계열사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번 구속 수사는 SM엔터 주가 시세 조종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현재 카카오엔터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카카오엔터 김성수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승객 호출을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콜 몰아주기'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 위기

향후 김 위원장 구속 수사 등 재판 결과에 따라 카카오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 자리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사회적 신용 요건에선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카카오의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27.17%) 가운데 10%만 남기고 나머지를 처분해야 한다.

[고민서 기자 / 박동환 기자 /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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