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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1년뒤 날씨도 예측한다…‘이것’ 도입, 3500배 빠른 기상시스템 나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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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상예보 산업 활황
20일 걸린 분석 8분만에 ‘끝’
구글, 3500배 빠른 모델 내놔
엔비디아, 실시간 대기 분석
MS·화웨이도 가세해 경쟁
AI 날씨 산업, 8조로 커질 듯


매일경제

허리케인 베릴 이동 경로 [사진 =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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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상예보 산업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빅테크 기업은 AI 날씨 시뮬레이터를 공개하며 선점 경쟁에 나섰다. 고비용 슈퍼컴퓨터에 의존하던 기상예측 시스템에 AI를 장착해 예측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는 물론 중국의 화웨이까지 뛰어들었다.

22일(현지시간) 구글 리서치는 네이처에 뉴럴GCM(NeuralGCN)라는 이름의 날씨 예측 시뮬레이터를 소개하는 논문을 전격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날씨 시뮬레이터는 종전 날씨 예측 방식에 AI의 기계학습(머신러닝·ML)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50년간 날씨 예측은 복잡한 방정식을 사용해 대기 변화를 모델링하고 예측을 제공하는 일반 순환 모델(GCM) 방식을 사용했다. 물리학과 복잡한 계산을 통해 날씨를 시뮬레이션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뉴럴GCM은 기존 기상데이터를 학습해 AI가 물리학을 학습한다.

이를 통해 실행 속도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방식의 단점과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장기적인 예측이 어려운 AI를 이용한 방식을 보완했는 평가다. 날씨 예측을 위해 필요한 대기 변화 등의 계산에는 전통적인 모델을 사용하고, 이 모델이 잘 작동하지 않는 특정 지역의 안개와 같은 미세한 기후에 대해 AI를 접목한다.

구글에 따르면 뉴럴 GCM은 물리학 기반의 모델인 엑스쉴드(X-SHiELD)보다 3500배 이상 빠르다. 엑스쉴드가 20일이 걸리는 시뮬레이션 작업이 뉴럴 GCM에서는 8분이면 가능하다.

또한, 필요한 컴퓨팅 파워가 줄어들어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엑스쉴드에서는 1만3000개 이상의 중앙처리장치(CPU)가 장착된 슈퍼컴퓨터를 사용해야하지만, 뉴럴GCM은 인공신경망인 TPU가 1대 장착된 컴퓨터만 있으면 된다. 계산비용이 10만배 적게 들어간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이 모델을 만든 구글 리서치의 스테판 호이어는 “과거 물리학 기반의 모델과 AI가 대결하는 구도가 아니라, 물리학과 AI가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해 11월에는 ‘그래프캐스트(GraphCast)’라는 날씨 예측 AI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그래프캐스트는 당시 기존 기상예측모델에 비해 저비용으로 고성과를 낼 수 있는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구글은 그래프캐스트를 비롯한 과거 모델들이 단기 예측에 집중했지만, 새롭게 공개한 뉴럴GCM은 장기예측은 물론 기후 예측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뉴럴GCM을 통해 1년 전에 미리 허리케인을 예측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기능이 사전에 폭풍에 대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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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도 올해 기상예보 AI를 공개했다. ‘어스-2’는 엔비디아의 기후예측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트윈’이다. 지구 대기환경을 시뮬레이션했으며 기존 기상청들의 방법보다 1000배 빠르고, 분석 대상의 해상도를 10배 높일 수 있다. 대만 기상청이 어스2를 최근 도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1월 클라이맥스(ClimaX)라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미국 외 국가에서 가장 앞선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화웨이 클라우드가 2023년 7월 네이처에 공개된 ‘판구 웨더’는 기존 모델보다 예측 속도가 1만배 빠르다. 화웨이는 이 모델을 무료로 일반에 공개하면서 향후 10일간의 일기예보까지 예측해서 공개하고 있다.

당시 화웨이 클라우드 AI의 수석 과학자인 티안 치 박사는 “기상 예측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수학적, 물리적 지식을 모두 다루기 어렵기 때문에 과학 컴퓨팅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면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존 예보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일기예보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을 비롯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모두 고성능의 AI를 개발하고 있으며 기상예측 분야는 AI가 확실히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기상예측은 그동안 고성능의 슈퍼컴퓨터가 해오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순차연산에 특화된 CPU가 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GPU를 사용해 연산을 하는 AI의 등장으로 기상예측을 좀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AI가 어떤 근거로 이런 예측을 내놓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리는 점때문에 이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연구자들도 많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예보 시장은 30억8528만 달러(4조2786억원)에서 2027년 58억3504만 달러(8조 920억원) 규모로 커질 예정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팀 팔머 교수는 “전문가들조차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AI시스템으로 기상예측이 옮겨가는 것에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이런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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