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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예상보다 저조한 권리당원 득표율…김두관 뒷심 발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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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주차에 91.7% 기록하며 '독주'
'대항마' 김두관 7.19% 그쳐
낮은 지지율에 도전 의미 퇴색 우려…속단 어렵다는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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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가 전국당원대회에서 91.7%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초반부터 이 후보는 독주 체제를 구축한 반면 '대항마' 김두관 후보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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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의 막이 올랐다. 이재명 후보가 91.7%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다. 경선 초반부터 이 후보는 독주 체제를 구축한 반면 '대항마' 김두관 후보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가 의미 있는 득표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전당대회 도전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속단은 이르다는 전망도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0일 제주를 시작으로 민주당은 지역 합동연설회를 개최하고 있다. 연설회 직후 각 지역에서 발표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제주(82.5%), 인천(93.77%), 강원(90.02%), 대구(94.73%), 경북(93.97%) 등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5곳의 누적 득표율은 91.7%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얻었던 77.77%의 지지율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77.77%도 민주당 역사상 역대 최고 득표율인데 이 대표 스스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셈이다. 이 후보는 21일 대구·경북 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압도적 득표율을 두고 국민의힘이 '북한 김정은 체제에 견줄 만하다'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부러워서 하는 말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나섰지만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는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제주에서는 15.01%였지만 이후 인천(7.96%), 강원(8.90%), 대구(4.51%), 경북(5.20%)으로 줄곧 한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누적 득표율은 7.19%였다. 추세대로라면 2년 전 전당대회 때 이 후보와 맞붙었던 박용진 전 의원이 기록했던 22.23%보다 김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한참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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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나섰지만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는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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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압승을 거치면서 '친이재명 체제'가 공고화되기도 했지만 김 후보가 20% 이상의 득표를 기록할 경우 당내 새로운 세력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정치권의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제시했던 기준점에 못 미치는 중간 집계 결과에 김 후보가 정치적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나온다.

김 후보는 예상보다 낮은 지지율에 "당내 1% 다른 목소리 있다면 그걸 대변할 책무가 있다. 지지율과 관계없이 우리 당의 소수 목소리, 다양한 목소리 대변에 앞장서겠다"라고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당황한 기색이 읽히기도 한다. 그는 22일 SNS에 '우리가 메뚜기떼입니까'라는 글을 올리고 "소통도 없고 판단도 필요 없이, 연설도 듣기 전에 표만 찍는 기계처럼 당원을 취급하는 게 아니라 우리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국민의 집단지성이 모이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라며 현행 경선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초 김 후보는 처음 올린 글에서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집단 지성'이 아니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라거나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렇게 합동연설회를 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합동연설회란 말인가"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논란이 확산하자 '실수'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후보 측은 "후보의 뜻이 와전돼 메시지팀에서 실수로 업로드된 것이다. 후보는 이 사실을 알고 즉각 해당 글을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메시지 팀장과 SNS 팀장을 해임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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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김 후보의 득표율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홈그라운드인 PK에서나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김 후보가 예상외의 득표율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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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이날에도 SNS에 글을 올리고 " 저의 캠프 실무자 실수로 당원동지들의 가슴에 상처가 되는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비록 캠프 실무자의 실수였지만, 그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저 또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제 역할을 다 하겠다"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김 후보의 득표율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홈그라운드인 PK에서나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김 후보가 예상외의 득표율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경선이 끝난 인천이나 대구·경북은 대체로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지역이다. 남은 지역은 대체적으로 김 후보에게 나은 지역이라고 본다.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김 후보 측도 득표율에 연연하지 않고 경선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록 저조하지만 1% 이상 득표율이 나왔기 때문에 연연하지 않는다. 정치에는 왕도가 없고 선거에도 왕도가 없기 때문에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나아간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거취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라고 캠프는 밝혔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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