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7 (토)

천재 검사→집권여당 대표…한동훈 '보수의 구세주'가 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

머니투데이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계 입문 7개월여 만에 62.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집권여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잘 나가던 '천재 검사'에서 국민의힘 대표로 고속 승진한 그가 '보수의 메시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한 전 위원장은 20여년간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특수(특별수사)부 검사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등용되며 능력을 검증받았다. 직설적이고 논리적인 화법과 참신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아 지난해 말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추대됐다. 총선 이후 자진 사퇴했으나 73일 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 결국 당권을 거머쥐었다.

한 신임 대표는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 27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공군 법무관을 거쳐 200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특수 사건을 맡는 대검 중수부(중앙수사부)에서 활약했다. 이 때 윤석열 대통령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등을 수사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LL.M 과정을 졸업하기도 했다.

2009~2010년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고 2011년 법무부 검찰과 검사, 2013년 대검 정책기획과 과장 등을 거치며 기획 능력과 정무 감각을 키웠다.

머니투데이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에서 주먹을 쥐어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6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투입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다. 수사팀장이 윤 대통령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윤 대통령과 한 신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일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발탁된 뒤 한 신임 대표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영전하며 역대 최연소 검사장이 됐다. 검찰 안팎에서 그가 '천재 검사' '엘리트 특수통'으로 불린 이유다.

승승장구하던 한 신임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다 좌천됐다. 2020년 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뒤 부산고검 차장으로 발령났다. 이후 불거진 일명 '채널A 사건'으로 한 신임 대표는 법무부 감찰을 받고 압수수색도 당했다. 이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비(非)수사 부서를 전전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총장이었던 당시 윤 대통령이 한 신임 대표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방해했다는 등의 이유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결국 2021년 3월 검찰총장 직을 내려놨고 이듬해 5월 대통령이 됐다.

한 신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화려하게 돌아왔다. 윤 대통령은 한 신임 대표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피해를 보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수사)해 온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한 신임 대표는 당시까지만 해도 윤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후배였다.

머니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 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준비하면서 윤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냈다. 한 신임 대표는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후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있었고 한 신임 대표가 이를 거절하면서 '윤-한 갈등'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한 신임 대표는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조기 귀국,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사퇴 등을 촉구하며 대통령실과 충돌했다. 총선 직후 윤 대통령이 비대위에 식사를 제안했을 때 한 신임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사실도 알려졌다. 한 때 '약속대련'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두 사람 사이는 알려진 것보다 좋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신임 대표가 어떻게 당정관계를 이끌고 갈지가 숙제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들은 줄곧 윤 대통령과의 소통이 부족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대통령과 당 대표가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 신임 대표는 공적인 소통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당 대표 경선 시작 전부터 한 후보는 '보수의 메시아'라는 말을 들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이 돌았고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총선에서 패배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한 현실에서 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당원과 지지자들의 분노가 높다"며 "이 같은 분노에 기인해 젊고 새롭고 신선한 한 신임 대표를 메시아처럼 여기고 맹목적으로 열렬히 지지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번 전당대회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고 보수를 재건할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선택한 것"이라며 "한 신임 대표가 보수 재건 측면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약력

△1973년 서울 △현대고 △서울대 법대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LL.M 과정 졸업 △제37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수료(27기) △공군법무관(강릉)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미국 뉴욕주 변호사 합격 △부산지검 검사 △법무부 상사법무과 검사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법무부 검찰과 검사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제2팀장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부산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부 장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