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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상량일은 1602년 10월26일"…서울 문묘 대성전서 상량묵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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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들 이름 기록…국가유산청 "향후 추가적인 조사 필요"

지붕 해체 과정서 단청도 발견…향후 단청 안료·문양 연구 자료

뉴스1

상량묵서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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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지붕보수 공사 중에 1602년에 기록된 상량묵서가 발견됐다. 상량묵서란 목구조의 최상부 부재 종도리에 묵으로 건축 과정과 관련한 정보들을 적은 기록이다.

국가유산청은 종로구청과 함께 추진하는 보수 공사 중에 상량묵서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발견된 상량묵서에는 1602년 10월 26일에 상량(기둥에 보를 얹고 그 위에 처마 도리와 중도리를 걸고 마지막으로 마룻대를 올리는 일)했다는 내용과 목수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대성전은 1407년 재건됐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소되었다가 선조 35년인 1602년 7월에 중건 공사를 끝냈다.

두 기록 간에 몇 개월의 오차가 있고, 목수와 관련해서도 당대 국가적 건축공사를 담당했던 숙련된 솜씨의 장인들임에도 아직까지 다른 기록에는 같은 이름을 발견할 수 없어 향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붕 해체 과정에서는 대성전의 내부 천장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단청도 발견됐는데, 향후 전통단청 안료와 문양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숙종 30년인 1704년 대성전에 박쥐가 살면서 건물 내부를 더럽히자 이를 막기 위해 반자를 설치했다고 전해져, 반자 내부의 단청은 숙종 이전에 시공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과거 수차례 이어진 대성전 수리공사 과정에서도 상량묵서가 발견됐다는 기록이 없고, 숙종 이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단청이 그대로 종도리 부재에 남아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가치를 더하고 있다.

현재 도리 해체 단계에 있는 대성전 보수공사는 2025년 2월 마무리될 예정이며, 매주 목요일마다 수리현장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관심 있는 국민은 사전 예약을 통해 선조들의 건축과 관련된 흥미로운 설명을 현장에서 들으며 직접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지붕 해체 과정에서 18m에 달하는 단일 목부재로 제작한 평고대가 확인된 바 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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