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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스위트홈3’ 감독 “얄팍한 수 안 통해...후회없는 피날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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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바라기’ 이응복 감독 “더 하고픈 거? ‘스위트홈’ 스핀오프 해보고파”
“여전사 이시영→성숙해진 송강, 부족함 채워준 배우들에 고마워”


스타투데이

이응복 감독.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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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사고치듯 시작한 작품이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다니요. (웃음) 비로소 완주했네요. 감격스럽습니다.”

5년 간의 이응복표 대형 프로젝트의 끝, 마침내 피날레다. “정말 끝난건지 사실 실감나지 않는다”는 이 감독은 “의미깊은 작업었지만 그 과정에서 늘 두렵고 긴장되고 후회도 많았다. 무사히 완주했음에 감사드리고 마지막인만큼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일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다.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진영,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김시아 등이 출연한다.

시즌1이 그린홈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괴물화 사태의 시작을 알리고, 시즌2가 그린홈 밖의 생존과들과 함께 확장된 공간을 선보였다면, 시즌3에서는 인간과 괴물, 특수감염인에 이어 신인류라는 새로운 존재가 더해져 세계관을 완성했다. 괴물화된 ‘차현수’(송강)를 중심으로 그동안 던져진 떡밥줍기와 각 캐릭터 서사의 마무리에 집중한다. 세계관만 확장, 산만하고도 헐거운 스토리텔링으로 혹평세례를 받았던 시즌2의 참패를 딛고 선보이는 마지막 페이지.

앞서 이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작품 공개 전 가진 첫 공식석상에서 “컴백홈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괴물화 사태로 흩어졌던 연인이나 친구들 동지들이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덩달아 재미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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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시즌3 송강 스틸.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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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복 감독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시작부터 두려웠고 그 압박감은 시즌 내내 계속됐다. ‘해냈다’라는 것만으로도 내겐 만족할 만한 성과였는데 예상 외 뜨거운 반응 때문에 시즌3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한국형 크리처물의 완성 자체에 감사드리고, 신기하고, 여러 감정들이 남는다. 고민의 고민을,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이제야 말로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도전이 한국형 크리처물의 미래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소망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혹평이 적지 않다. 이응복 감독은 “나는 재밌었는데...”라고 웃으며 운을 뗀 뒤 “비주얼뿐만 아니라 스토리, 인물 간 관계성, 다양한 요소들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2편의 혹평 때문에, 뜨거운 반응 때문에 압박감이 상당했지만 동시에 감사했다. 이런 여러 관심 자체가 놀라웠고, 어떻게든 잘 보답하고 싶단 마음 뿐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억울하진 않아요.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통해 고민이 더 깊어졌을 뿐이죠. ‘스위트홈’만의 개성을, 원작의 세계관을 잘 살리면서도 우리 만의 색깔,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조화로움’에 신경썼고요. 확장된 세계관 안에 흩어져있던 요소들을 하나로 봉합해가는데 치중했고, ‘초심’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고요. 이번에도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는 걸로 아는데 그 자체로 일단 정말 감사드리고, 제가 곳곳에 심어놓은 ‘생각할 거리들’에 대해 조금은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매일 매일 (반응을) 열심히 찾아보고 있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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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복 감독. 사진 I 넷플릭스


그러면서 “이젠 뭐랄까, ‘얄팍한 수’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플랫폼에 걸맞는 장치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처음 이 이야기를 하려던 ‘초심’, 작품을 만들때 지켜야 하는 ‘기본’, 어떤 나의 소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다”고 돌아봤다.

“지상파든 OTT든 플랫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궁금증을 유발하고, 좋은 질문을 던지고, 곱씹어 보게 하는,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집중하는 게 (창작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방식이 좀 낯설고, 거칠고, 다를지라도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자, 건강한 ‘담론’이 필요한 주제가 아닐까 싶고요.”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이 감독은 “팽팽한 긴장감이 좋았다. 워낙 잘 하는 배우들이 모여 있는 현장이었는데 ‘신구’ 조화가 굉장히 훌륭했다”며 “돌아온 현수(송강) 같은 경우는 특히 성장해있었다. 그 성숙함이 보기 좋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한 것 같다. 저마다의 역할에 맡게 모두가 정말 잘해줬다. 시즌1에 신인 배우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다들 눈부시게 성장해 고맙고 뿌듯했다. 카메라 앞의 연기를 보면서 연신 신기했고,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들이 정말 좋았다”고 애정을 보였다.

‘여전사’ 이시영에 대해서도 “감동받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정말 놀라웠다. 캐릭터 그 자체로 현장에 와줬고, 완벽한 태도로 모범이 돼줬던 것 같다. 우리 작품의 강렬한 색깔도 처음부터 잘 잡아줬다고 생각한다”고 깊은 신뢰를 보였다.

“전 시즌을 통틀어 함께 해준 배우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요. 도움(힘)을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저의 부족한 부분을 배우들의 에너지와 연기력이 많이 채워줬다고 생각해요. 항상 진지하면서도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였고, 응원이 끊이질 않는 현장이었어요.”

더불어 “이제야 조금 ‘이정표’를 세우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많은 걸 느끼고 배우게 해 준 작품”이라며 “도통 감 잡을 수 없는 트렌드, 시청자 성향 등에 대해 (여전히 어렵지만) 훨씬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알아가고 부딪혀본 작업이었다. 평소 통속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를 다루는 방식을 좀 더 새롭게, 나만의 색깔을 입혀 다른 외피로 보여드리려고 한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토대로 조금씩 더 나아가보려고 한다. 그 힘을 얻게 해준 작품”이라고 의미를 되짚었다.

“제 작품들 가운데 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또 ‘스위트홈’이요. 가능하다면 시리즈 안에서 담지 못한 ‘스핀오프’를 해보고 싶어요. 그 부분에 대해 썼다가 삭제하기도 했고...아쉬움이 있기도 하고, 다양한 버젼이 있기도 했고,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들 자신도 있으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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