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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SK하이닉스, 역대 최고매출...“만드는 족족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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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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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잡으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5조원 대로,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이었던 2018년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AI 열풍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매출 16조 4233억원에 영업이익 5조 4685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원대 적자에서 크게 돌아섰다. 회사가 5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낸 건,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8조원 가까운 적자를 낸 SK하이닉스가 올해는 2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2018년의 최고 영업이익 (20조8440억원) 기록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조짐...영업이익률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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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다. 메모리 반도체가 본격 호황에 들어서며,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일반 D램 제품·낸드까지 모두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HBM·기업용 SSD(낸드) 등 AI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HBM 1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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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 설치된 SK하이닉스 부스. 전면에 ‘엔비디아 파트너사’ 표시가 붙었다. 타이베이(대만)=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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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SK하이닉스는 HBM 리더십 지키기에 나선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8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지난 3월 말부터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AI 특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이다.

여기에 용량을 늘린 HBM3E(12단) 제품을 올 3분기 내 양산하고 4분기에 주요 고객사(엔비디아)에 공급해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실적발표 직후 “3분기엔 HBM3E 출하량이 HBM3(4세대)를 넘어서면서 올해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HBM3E가 차지할 것”이라 말했다.



낸드도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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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그간 부진했던 낸드플래시 실적도 AI를 타고 다시 일어섰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가 치솟았다. SSD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 장치로, 최근 대용량 SSD가 AI 서버에 대량 탑재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 전반에 걸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이어지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며 “특히 기업용 SSD 매출액이 작년 대비 4배 성장할 것”이라 밝혔다.



너무 잘 팔려도 문제...‘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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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내년까지 역대급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예고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공장 증설에 나섰다. 최근 착공한 청주 M15X 공장의 건설 속도를 높이는 한편 D램 생산라인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호황을 최대치로 활용하지는 못할 거라는 우려 또한 있다. 삼성전자에 비해 생산능력이 적어서다. SK하이닉스의 기존 D램 생산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HBM에 할당해야 하므로, 갈수록 ‘선택과 집중’을 강요받을 가능성도 크다. HBM은 D램을 쌓는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한정된 생산능력 안에서 HBM 생산을 늘리려면 일반 D램 생산은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이날 “늘린 생산능력 상당 부분은 HBM에 활용되는데, D램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일반 D램 제품의 수익성이 HBM보다 좋을 수도 있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다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실적을 올리는 데에는 맞춤형 메모리인 HBM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분기별로 가격이 출렁이는 일반 D램과는 달리 HBM은 장기 고정 계약에 가깝다”라며 “그간 메모리 업황에 따라 반도체 기업 실적이 극심한 널뛰기를 해왔는데, HBM은 이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급 150%’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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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M16 공장. 사진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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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이날 전 직원에게 역대 최고 수준인 월 기본급의 150%를 상반기 생산성 격려금(PI)으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올해 상반기 목표 달성 장려금(TAI)을 월 기본급의 37.5~75%로 책정하고 지급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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