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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김건희 사과설'에 국민의힘도 절레절레…"자꾸 일 키워", "국민 기준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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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검찰의 비공개 조사를 받던 도중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말했다는 김 전 대표 변호인의 유튜브 방송 인터뷰 내용과 관련, 정치권은 일제히 고개를 내젓고 있다. 심지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자꾸 일을 키우고 있다"(김경율 전 비대위원), "사과는 받는 사람이 기준인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과에 못 미친다"(김재섭 의원) 등 비판적 발언이 나왔다.

야당은 맹폭에 나섰다. 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고민정 최고위원은 "사과를 할 거면 국민들 앞에 정중히 나와 고개숙여 진심을 다해 말해도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는 일인데, 하물며 대리인을 통한 사과를 하다니 귀를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개 사과'로 온 국민에게 모멸감을 느끼게 하더니, 이번에는 '대리 사과'로 국민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며 "대통령보다 더 센 권력을 쥔 여성이 김건희 여사였음을, 그리고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김건희 대통령'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김건희 여사가 사과를 했다며 '최초의 사과'라고 언론들이 보도를 하고 나섰다. 언론 여러분 왜 이러시나"라고 꼬집었다.

서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가 뭘 최초의 사과를 했다는 거냐?"라며 "누구에게 사과한 거냐? 국민에게 사과했나? 비밀스러운 장소에 들어가서 핸드폰도 반납한 검사들 앞에서, 진술 내용에 적히지도 않고 녹취가 돼있지도 않은 그 내용을 김건희 변호인이라고 하는 자가 사과했다며 이야기한 것을 '최초의 사과'라고 보도하는 언론이 있다. 그게 사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경애하는 퀸여사님께서 비공개 조사를 받으시던 중 대국민 비공개 사과를 하시었다. 검사들이 아주 좋다고 난리가 났다"고 비꼬며 "당장 그 변호사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김건희 여사는 그 변호사 당장 해임시키라.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김건희 여사에게 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좀 심하게 말하면 '장난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변호인 통해서 간접적으로 한다? 그게 무슨 대국민 사과냐"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게다가 그 변호인이 김건희 씨의 사과가 조서에는 안 적혀 있다고 얘기했다. 공식 기록상으로는 김건희 씨는 사과하지 않도록 배려를 한 것"이라며 "그리고 그 대신 변호인이 나와서 '사과를 했다'고 말한다. 나중에 논쟁이 있을 때 문제가 되게 되면 그 변호인이 그냥 알아서 처리한 문제가 되는 것이어서 전형적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의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전날 대구지역 일간 <매일신문>의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지금까지 국민들한테 어떤 입장도 표명하신 적이 없었는데, 수사를 받기 전에 조서에는 기재되지 않았지만 검사들에게도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 송구스럽다.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 변호사의 해당 인터뷰 내용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심정을 드러낸 것을 법률대리인이 전달한 것"이라며 "그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는 추가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것은 없다"고 사실상 이를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최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 중 윤 대통령이 상황을 인지한 시점 등 사실관계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서 특별하게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만 했다.

여당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한동훈 비대위' 일원이었던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은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과를 하는 데 있어서 그와 같은 중간 과정이 있는 경우는 없지 않느냐"며 "제3자를 통해서, 그것도 유튜브로"라고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했다는 내용이 뭐냐, 검찰 조사 직전에 검사 혹은 검찰 조사관을 상대로 했다는 건데, 그와 같은 방식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방식과 전혀 다르지 않느냐"면서 "검찰 조사과정에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잡음들도(그렇고), 왜 이와 같은 일들을 자꾸 키울까"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대통령실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건과 더불어서 김건희 여사에 관한 건들, 또 병원 의사증원과 관련해서도 자꾸 일을 키우고 있다. 하나하나 사건 매듭들을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더 꼬이게 하고 있다"며 "일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준거가) 국민들 눈높이일 텐데 저 정도로 동떨어져 있을까"라고 한탄했다.

여당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도 이날 같은 방송에 나와 "사과라는 것은 하는 사람이 기준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기준이어야 되지 않느냐"며 "그런데 받는 사람이 국민인데, 국민들이 보시기에 김건희 여사의 저 일련의 조사, 사과의 과정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과냐고 하면 거기에는 못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과는 받는 사람한테 맞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를 열었을 때도 '김 전 대표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추 원내대표는 "그것은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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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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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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