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8 (일)

"해리스=무자식 고양이 여성" 밴스 발언 시끌…스위프트 팬까지 부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1년 "자식 없는 캣 레이디" 발언 뒤늦게 논란…
해리스 남편 전처·의붓딸 이어 연예계 비판 동참,
보수 인사까지 "정치 성향 뛰어넘는 혐오감 유발"

머니투데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 후보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과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을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ies)"라고 공격한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인사도 밴스의 발언에 혐오감을 느낀다고 했고, 제니퍼 애니스톤 등 유명인도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국가의 물가도 뒤흔들 만큼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캣 레이디'는 고양이와 함께 사는 독신 중년 여성을 뜻하는 표현으로 주로 비하적 의미로 쓰인다. 일각에서는 미국 젊은 여성 절반 이상이 출산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논란이 해리스의 여성 유권자 지지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출산율은 지난해 전년 대비 3% 줄어 역대 최저치 기록을 다시 썼다.

25일(이하 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23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문제의 발언이 담긴 밴스의 2021년 인터뷰 영상을 소셜미디어 X에 공유한 이후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 속 밴스 의원은 당시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투나잇'에 출연해 미국이 "자기 삶을 비참해하며 국가도 비참하게 만들려고 하는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밴스 의원은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생물학적 자식이 없는 민주당 정치인들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미래 전체가 아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사실이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넘겨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민주당을 평가절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4년 더글라스 엠호프 변호사와 결혼해 엠호프와 그의 전처 사에서 태어난 콜(아들)과 엘라(딸)를 함께 양육해 왔고, 생물학적 자식은 없다. 부티지지 장관은 미국의 첫 성소수자 장관으로 2018년 결혼한 동성 배우자와 함께 아이 2명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머니투데이

23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2021년 J D 밴스 의원의 폭스뉴스 인터뷰 영상을 공유하며 그를 조롱했다. /사진=클린턴 전 장관 X


해리스 캠프의 제임스 싱어 대변인은 "모든 미국인은 국가의 미래와 이해관계가 있다"며 "밴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추악한 개인 공격은 낙태를 금지하고, 민주주의와 사회 보장을 파괴하려 위험한 '프로젝트 2025'(공화당 공약) 의제와 일맥상통한다"고 비판했다. 힐러리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여성이 자유를 누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평범한 남성"이라고 밴스를 조롱했다.

문제의 발언이 담긴 밴스 의원의 인터뷰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논란되자 밴스 의원의 대변인 테일러 밴 커크는 "좌파 언론이 또 밴스 의원의 말을 왜곡하고, 거짓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것은 남부 국경을 넘어온 갱단과 펜타닐에 의해 자녀를 잃은 부모들뿐"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밴스의 이복형제 누나인 린지 루이스도 "민주당의 공격은 악의적"이라며 그의 발언을 옹호했다.


'스위프트노믹스' 테일러 팬·보수 인사들도 비판…"혐오감 느껴"

밴스 측의 해명에도 해리스 남편의 전 부인, 할리우드 유명 배우 등까지 나서 밴스를 거세게 비판하고, 일부 보수 인사마저 밴스에 등을 돌리는 등 논란은 거세졌다. 한 현지 매체는 "역대 미국 대통령 5명(조지 워싱턴·제임스 포크·제임스 매디슨·제임스 뷰캐넌·앤드류 잭슨)도 친자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의붓 딸인 엘라 엠호프가 25일(현지시간) 해리스를 '자식이 없는 캣레이디'라고 저격한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발언을 반박하는 게시물을 통해 "나는 나의 세 부모를 사랑한다"고 했다. /사진=엘라 엠호프 인스타그램


해리스 남편 엠호프의 전 부인인 커스틴 엠호프는 밴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건 근거 없는 공격이다. 카멀라(부통령)는 콜과 엘라가 10대였을 때부터 10년 넘게 더그와 나와 함께 공동 부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해리스의 의붓딸인 엘라는 커스틴의 성명을 SNS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나는 나의 세 부모님을 사랑한다. 콜과 나처럼 귀여운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자식이 없을' 수 있느냐"며 밴스 의원의 발언을 저격했다.

공화당과 관계된 보수 인사들도 쓴소리를 냈다. 공화당 싱크탱크의 홍보 책임자인 코린 웰렌은 X에 "나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한 일에 거의 동의하지 않는 우파 성향의 여성이지만, 밴스에게 느끼는 원초적인 증오와 혐오감은 정치(성향)를 초월한다"며 "이런 감정을 느끼는 여성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남겼다.

머니투데이

/사진=미국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인스타그램


미국 연예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힌 애니스톤은 인스타그램에 밴스 의원의 인터뷰 영상과 함께 "미국의 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밴스 의원을 향해 "당신 딸이 언젠가 아이를 가질 운이 있기를 기도한다. 그가 2번째 선택지로 체외수정(IVF)에 의지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며 분노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팝스타인 스위프트 팬들도 밴스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스위프트는 결혼은 한 적은 없으며 고양이 3마리를 키우는 여성으로 유명하다. 스위프트의 경제적 영향력은 공연 매출뿐 아니라 공연이 열리는 지역의 호텔·식당 등의 매출도 올라 지역경제를 활성화를 견인해 '스위프트노믹스', '스위프트플레이션'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 상당하다. 또 팬 규모도 상당해 스위프트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 따라 대선 결과가 결정될 거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