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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이진숙 "위안부 문제가 '논쟁적 사안'"이라며 자신은 "뉴라이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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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극우' 지적을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번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논쟁적 사안"이라고 말해 편향된 역사관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후보자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강제인가 아니면 자발적인가"라는 최민희 과학방송통신기술위원장의 질의에 대해 "논쟁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이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적인 위안부였나 자발적 위안부였나, 이게 논쟁적이냐"고 다시 묻자, 이 후보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논쟁적인 사안'이라는 것은 취소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최 위원장이 이 후보자에게 "'뉴라이트'인가"라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뉴라이트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화해서 한반도를 근대화시켰다' (이 말에) 동의하는가", "지금 한일동맹이 문제인 것은 동맹국이 되는 순간 자위대의 한국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자위대의 한국 진출에 대해서 찬성하는가"라는 최 위원장의 잇단 물음에도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이걸 왜 답변을 안 하느냐?" 하고 추궁하자, 이 후보자는 "제가 최 위원장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답변하지 않겠다.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건 이 자리에서 답변 못 할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탄했다.

이 후보자는 노동조합 활동을 두고선 '내로남불' 모습을 보여 비판받기도 했다. 지난 1992년 MBC 50일 파업에 참여한 이 후보자는 자신의 파업 참여에 대해선 "(나는) 그렇게 오염되지 않은 언론노조의 조합원이었다"고 옹호하면서, 2012년 MBC 170일 파업 당시 노동조합에 대해선 "오염됐다"고 표현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오염됐다'는 표현에 대해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오염됐다'는 표현에 대해서 특정 이념에 오염됐다는 뜻으로 사용했음을 밝힌다. 비유적으로 사용했다"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이진숙 "법인카드 4000원 소액 결제, 일 열심히 했다는 것"

이 후보자는 대전MBC 사장 시절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선 소액 결제 및 주말 사용 모두 업무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제가 15개 지역사 중에서 (사장 임기 3년 동안) 2등, 2등, 1등을 했고, 제가 물러난 다음 해에 대전MBC는 9위로 떨어졌다"며 자화자찬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기자 하셨지 않나. 새벽에 4000원 쓴 것과 대전MBC가 2억 흑자로 1위 한 그것과 무슨 연관성이 있나. 새벽에 4000원을 누구와 어떤 업무를 썼느냐고 물은 것"이라며 "그냥 '제가 일하다가 피곤해서 커피 한 잔 먹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넘어갈 걸, 꼭 '바이든-날리면 사태'가 연상된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이 후보자가 법인카드 소액 결제 및 주말 사용을 '수행기사가 쓴 것'이라고 답하자 "그러면 휴일까지 일한 수행기사에게 휴일 수당은 줬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제가 알아서 했다"며 "알아서 했으니까 이 청문회에서 잔인하게 저를 (몰아가지 마라)"고 항변했다.

이에 노 의원이 "노동자가 노동을 하는데 사장이 내키면 현금 주고 회사 수당(도) 주고 그게 대전MBC의 법칙인가"라며 "휴일 수당을 줬는지 여부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인가 아니면 휴일 수당은 늘 줬고 휴일에 일했으니까 그것 외로 본인이 또 현금으로 챙겨 주기도 하고 그랬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묻자, 이 후보자는 "회사에서는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처우를 했다"며 애매하게 답변했다.

이어서 노 의원이 "회사에 (수행기사의) 휴일 수당 내역이 있다는 얘기인가. 그러면 본인이 휴일에 쓴, 업무용으로 썼다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있는 그 휴일에, 수행기사에게 휴일 수당이 지급됐어야 맞는 것이다. 그렇지 않나"라고 확인 차 묻자, 이 후보자는 "그렇다고 생각해야 되겠다"며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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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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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통위 수장으로 부적격…자진 사퇴하라"

시민단체들은 이 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 본 결과 이 후보자가 방송정책 결정의 수장으로 부적격하다며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청문회에서 드러난 이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과 각종 의혹은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큰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는커녕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방통위원장은 덕망 있고, 중립적인 인사여야 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발언하는 등 극단적 정치성향을 드러내고 이태원 참사와 관련, 'MBC와 KBS가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고 발언하는 등 현 정권과의 코드 맞추기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여 정치적 편향성이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MBC 보도본부장 재직 시절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 구조' 오보, 유족 비하 보도 등으로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면서 "청렴도와 공사 구별 능력에도 결함이 많다. 대전MBC 사장 재직 시 2015년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전날 "방통위원장 후보 청문회는 이진숙 씨가 왜 방통위원장뿐 아니라 어떠한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는지 명백히 보여줬다"며 "대한민국의 어떤 공직 후보가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극우적 발언을 반성하지 않으며 노조 혐오 발언을 노골적으로 내뱉은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참여연대도 "이 후보자는 청문회 기간 동안 부적격자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는커녕 이 후보자가 방송의 자유, 공공성, 공익성을 보장해야 하는 방통위 수장으로 매우 부적격하다는 것이 더욱 자명해졌다"며 "이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야말로 그나마 한때 기자였던 자신의 이력에 공영방송 파괴의 부역자라는 오명을 또다시 덧붙이지 않는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방위원들은 이 후보자의 대전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27일 대전MBC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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