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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해마다 8톤씩 판매… 먼지도 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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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먼지

요제프 셰파흐 지음|장혜경 옮김|에코리브르|232쪽|1만7000원

먼지는 자주 일상 속 척결 대상이다. 베란다 창틀을 손 끝으로 쓱 훑었을 때, 우리는 새까만 정체를 드러낸 먼지에게 익숙한 혐오감을 느낀다.

반면 과학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19장에 걸쳐 탐구한 먼지는 색다른 실체를 자랑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 몸, 심지어 지구도 먼지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젊은 태양 주변을 돌던 원반 위 먼지 알갱이가 차츰 뭉쳐 자라난 게 지구의 시작점이었다.

어쩌면 지구의 끝점을 결정할 열쇠 또한 먼지가 쥐고 있을지 모른다. 대기권으로 날아오른 먼지는 햇빛을 반사하지만, 대륙으로 내려앉은 먼지는 빙하가 더욱 빠르게 태양열을 흡수하게 만든다. 서로 다른 역할의 먼지들이 벌이는 창과 방패의 싸움에 기후변화의 운명이 달렸다.

먼지로 돈도 벌 수 있다. 독일 기업 DMT는 90종의 먼지를 연간 8톤씩 판매한다. 주로 청소기, 휴대전화 등 기계 성능 테스트에 쓰인다. 우리 삶의 태반이 사실은 ‘먼지만물설’을 토대로 쌓아 올려졌던 것이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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