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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전기차 손실 1조…포드가 소형 전기차에 목을 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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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주 기자]
디지털투데이

짐 팔리(Jim Farley) 포드 CEO [사진: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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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에 대한 접근 방식을 대대적으로 재고하고 나섰다. 소형 전기차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인데, 24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EV가 그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팔리는 "앞으로는 대형 전기 트럭이 아닌 작고 저렴한 소형 전기차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포드의 정체성이 대형 픽업트럭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팔리의 이 같은 발언은 다소 놀랍다고 인사이드EV는 전했다.

팔리의 설명대로 전기차로의 전환은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다.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항상 큰 것이 좋았다. 차량이 클수록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유리한 마진을 가져다주었기 때문.

포드는 6만5000달러(약 9000만원)의 F-150 한 대를 판매할 때 발생하는 마진이 2만5000달러(약 3460만원)의 소형 SUV 에코스포트(EcoSports)보다 높다. 이러한 단순 계산법으로 포드와 여러 동종 업체들은 소형차보다 대형 픽업트럭과 SUV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전기차 시대에는 이러한 계산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팔리는 말했다.

포드는 테슬라에 이어 미국 내 2위 전기차 브랜드다. 그런데 이러한 명성과는 달리 포드의 전기차 사업은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2분기 포드 전기차 사업부의 손실액은 무려 11억달러(약 1조5247억원)에 달했다.

팔리는 실적 발표 후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정반대"라며 "차량이 커지면 배터리도 커지는데, 운전자는 더 큰 배터리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할 용의가 없기 때문에 마진 압박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배터리를 더 작게 만들면 비용을 절감해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전기차를 구매하면 적용되는 7500달러(약 1039만5750원) 규모의 연방세금감면은 비용이 저렴한 차량에 더욱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은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단일 부품으로 꼽힌다. 또한, 크고 무거운 SUV와 픽업트럭은 운전자가 기대하는 주행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배터리 용량을 필요로 한다. 이 모든 요소가 높은 가격으로 이어져 운전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주행거리가 320마일(D약 514km)인 포드 F-150 라이트닝(F-150 Lightning) 픽업트럭은 최소 6만8000달러(약 9426만원)로,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약 2만달러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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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 [사진: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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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포드의 전기 픽업 판매량을 살펴보면 팔리의 입장은 더욱 명확해진다. 앞서 포드는 2023년 말까지 연간 생산 규모를 15만 대로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만큼 많은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고, 포드는 이러한 야망을 크게 줄였다. 포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F-150 픽업트럭을 75만대 가량 판매한 반면, 라이트닝 전기 트럭 판매량은 2만4000대에 그쳤다.

포드는 향후 어떤 종류의 소형 전기차를 선보일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2월 저비용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스컹크웍스'팀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스컹크웍스 팀 프로젝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꾸려졌으며, 주로 비용, 소형 전기차, 배터리 효율성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팔리는 "4만달러(약 5545만원)도 아닌 3만달러(약 4160만원) 미만의 혁신적인 전기차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러한 전기차는 프리미엄 옵션에 치우친 미국의 전기차 시장에서 실제로 저렴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전통적인 파워트레인 차량에 있는 엔진 등의 큰 부품이 전기차에는 없기 때문에 작은 실루엣에서도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팔리는 "앞으로 차체가 큰 전기차는 상업용 및 업무용 차량이 될 것"이라며 "당사의 전기차 손실은 컸지만 이를 통해 더욱 단단해졌다고 믿는다"라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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