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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나 죽는 꼴 보고 싶어?”… 조리사에 상습 폭언한 초교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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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초등학교 급식실 조리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하고 사직서 작성까지 종용한 60대 영양 교사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안형준 판사는 강요, 폭행 혐의를 받는 조모(62)씨에게 18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 강북구 한 초등학교 영양 교사로 근무하던 조씨는 2022년 10~11월 급식실 조리사인 A(47)씨에게 폭언·폭행을 일삼고 각종 사유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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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평소 A씨의 조리사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압적인 어투와 태도로 A씨를 질책했다.

구체적으로 조씨는 A씨에게 ‘자질이 없다’, ‘본연의 업무나 열심히 해라’, ‘네가 온 다음부터 너무 힘들다’, ‘자격 미달이다’, ‘너 때문에 내가 너무 지쳤다’, ‘나를 살리려면 이쯤에서 그만두고, 나를 죽이려면 다녀라’ 등의 폭언을 했다.

이밖에도 조씨는 같은 해 10월24일 급식실에서 A씨가 유산균 음료를 냉장고에 넣어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의 등을 손으로 밀쳐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달 18일에는 A씨가 작성한 사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가 쓰고 있던 마스크의 끈이 떨어지도록 잡아채 벗기는 방법으로 A씨에게 폭행을 가했다.

조씨는 수차례 A씨에게 사표를 쓰라며 윽박지르고 작성하지 않을 경우 다시 폭언과 폭행을 할 것처럼 협박했다. 이에 겁을 먹은 A씨는 ‘학교와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사직하겠다’라는 내용의 사직원 및 사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달 말까지 행동을 고쳐보도록 노력하겠고, 만약 변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달 말까지 근무하겠다’라는 내용의 각서도 썼다.

안 판사는 “조씨가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참작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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