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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에 있는 낡은 조선소 자리에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AI) 서버호스팅(서버 임대)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80메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싱가포르계 투자은행·사모펀드 운용사인 CCGI는 이달 초 시행사인 창해개발과 '부산해양 빅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대한 금융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CGI는 싱가포르 증권그룹인 CIMB 그룹 산하 자회사다. 싱가포르 명소인 마리나베이샌즈 등 대형 개발 사업의 자금 조달을 맡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부산해양 빅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은 옛 STX 조선소 용지(현 마스텍 남항 조선소)인 영도구 대평동 1가 일대에 AI 서버호스팅이 가능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게 골자다. 연면적 약 5만8155㎡ 용지에 지상 8층 높이, 80㎿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최대 1조원에 달한다. 비용이 막대한데도 CCGI가 자금 조달 전반을 맡기로 한 건 이곳이 국내 최초의 AI 맞춤형 데이터센터이기 때문이다. SID건축에서 AI 서버호스팅에 적합한 랙당 30킬로와트(㎾) 이상으로 설계하고 있다. 이기운 한국 CCGI 대표는 "AI 열풍에도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서버호스팅이 가능하게 전환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설계 단계부터 AI 맞춤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AI가 고전력을 요구하는 만큼 기존과는 다른 시설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데이터센터 건립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인허가 절차도 막바지 단계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해당 사업지는 지난 4월 건축심의에 이어 6월 경관심의도 조건부로 통과했다. 고도 제한이 애초 24m에서 65m로 완화되며 높이가 오른 만큼 개방감 있는 외관 디자인을 적용하는 조건 등이 달렸다. CCGI와 창해개발은 조건을 이행해 올 하반기 안에 건축허가를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본격 착공에 돌입한다.
한국전력 영도지사가 500m 안에 자리해 전력 공급도 쉽다고 CCGI는 판단했다. 대상지가 애초에 조선소였기에 변전소가 가깝게 있어 관련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보통 땅을 확보해도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무너지는 사업이 많다"며 "반면 대상지는 전력 공급이 달성된 몇 안 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주민 민원 발생 가능성과 AI 수요가 높은 수도권이 아니란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다만 지난 6월부터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되며 수도권에서 신규 데이터센터를 기획하기 극히 어려워진 실정이란 점은 기회 요인이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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