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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기고] “어려운 경제여건을 극복하는 유일한 통로는 오직 협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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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김동근 한국광융합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지금 우리는 사회환경·경제산업 등 모든 영역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전환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광융합기술 분야의 디지털 패러다임은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 광통신, 발광다이오드(LED), 레이저 등 전통적인 광기술은 현재 다양한 분야의 산업·기술·서비스와 융합해 스마트시티, 광의료·뷰티기기, 미래모빌리티, 신에너지, 우주·항공·국방 등 미래산업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핵심 융합기술'이자 '기반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제광전자공학회(SPIE)의 '포토닉스 웨스트(Photonics West) 2023' 발표에 의하면 글로벌 광융합산업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0조달러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거대 규모를 기록했고,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2025년까지 포토닉스 시장 글로벌 예측' 보고서를 통해 연평균 7.1%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광융합산업은 지난 2000년 광주시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기반시설구축, 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서비스 등 광산업 자생적 기반 조성을 통해 발전해 왔다. 그러다 2012년 이후 중국의 대량 투자 및 저가 공세, 글로벌 선진사의 광융합 신사업 투자 등으로 국내 기업의 잇따른 사업 철수와 경영 악화가 시작되며 국내 광산업 성장세는 점점 둔화됐으나 광기술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의료·바이오, 영상정보, 생산·제조 등 타산업 분야 기술간 융·복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광융합산업으로 진화·발전하고 있다.

이에 부응해 정부는 2018년 '광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광융합산업 진흥을 위한 전담기관으로 '한국광융합산업진흥회(전 한국광산업진흥회)'를 지정했다. 또 광산업의 범위를 광소재부품, 광통신, 광조명 등 6대 분야에서 광의료·바이오, 광에너지 등을 포함한 8대 분야로 확장해 광융합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20년 기준, 광주광역시 광융합산업 매출은 3조1454억원에 이르고 코스닥 및 코넥스 상장기업 6개사,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2개사가 선정되는 등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2000년부터 광산업을 시책 최우선 산업으로 정해 세계적인 광산업 클러스터를 목표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심 기술·부품 개발은 물론 기업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꾸준하게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다.

그럼에도 광융합산업은 장기화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 심화되었고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점점 더 좁혀졌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국제 공급망 파괴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 더해 정부지원과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축소는 기업 경영환경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첫째, 광융합산업체의 90%이상이 10억 미만의 중소기업으로 대다수 기업은 혁신역량이 미미하고 둘째, 통신부품·레이저·라이다·렌즈·LED 등 광융합 제품은 국가 주력산업인 미래모빌리티, 스마트시티, 우주·국방산업, 의료·바이오·뷰티산업 등에 핵심 엔진(부품)임에도 구성 비율이 낮아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이 광융합기술은 국가주력산업의 핵심이어서 대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중소 광융합 기업이 가진 강점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협업이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협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한국광융합산업진흥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소통하면서 서로서로 연결되어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장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고자 한다. 광융합산업 산·학·연·관 관계자와 함께 아이템 발굴에서부터 사업화까지 전주기적으로 협업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으로 포럼 및 세미나 개최, 정책설명, 기술·시장동향 공유, 전문인력양성 교육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우선 '광융합산업 진흥 포럼'추진 및 정례화 개최를 통해 광융합산업 관련 기술 및 시장동향, 통계, 정부 및 시 정책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산업생태계 고도화사업 및 기업간 R&D를 위한 사업발굴 등 기업 중심의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킹의 장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2004년도에 설립해 휴면상태로 있었던 한국광기술연구조합을 '한국광융합기술연구조합'으로 활성화시켜 기업 중심의 연구과제 및 정책 발굴을 위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 경영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함으로써 기업과의 신뢰의 폭을 넓혀가고 있고, 앞으로도 기업 중심의 아이템을 발굴하여 사업화하기 위한 소그룹 연구회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진흥회는 'K전력반도체 현장 전문인력 양성'과 'K방산 핵심기술인 레이저기술 분야의 석·박사 전문 연구인력 양성'도 시작했다.

'K하이테크 플랫폼 공동훈련센터'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모빌리티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전력반도체 분야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재직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차세대 모빌리티산업 발전과 혁신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저기술 전문 연구인력 양성'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K방산, K우주, K의료·뷰티, 미래모빌리티, 이차전지산업 등 미래 첨단산업분야에 활용되는 핵심 기술인 레이저기술 분야의 석·박사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글로벌 제조경쟁력을 확보하고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인력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소통과 협업의 중요성은 꿀벌을 관찰하면 잘 알 수 있다. 꿀벌은 꿀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집단으로 돌아가 꿀이 있는 곳을 공유해 동료와 함께 꿀을 채취하고, 외부 습격이 있을 때는 동료들과 함께 협업을 통해 방어와 공격을 한다고 한다. 이들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꿀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소통을 통해 동료들과 공유함으로써 그 지식을 공동의 것으로 배가시키는 일종의 그룹지니어스인 셈이다. 기업의 혁신성장은 계획·이론과 함께 현장에서의 경험이 더해져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계자와 오직 협업뿐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진흥회는 국내 광융합산업 진흥을 위한 산·학·연·관의 적극적 협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광주시가 지원하는 미래 먹거리 과제발굴 기획, 통계·시장조사 등의 지원사업은 이러한 협업을 이끄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동근 한국광융합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dkkim@kapi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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