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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한동훈 대표를 지나 참석하고 있다. 2024.08.01.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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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유임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1일 자진사퇴로 봉합되면서 한동훈 대표 체제에 일단 힘이 실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당과 대통령실의 파워게임이 조기에 연출되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에서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가 사무총장을 통해 당직자 일괄 사퇴를 요구한 지 하루 만이자 이날 오후 한 대표가 "인선은 당대표의 권한이다.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신속히 보여달라는 지난 전당대회의 당심과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사퇴를 압박한 직후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사의를 표하기 전까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침묵했다. 전날 나온 일괄사퇴 요구에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과 김종혁 조직부총장, 김수민 홍보본부장 등 대부분의 전임 당직자가 회의에 불참하며 사의를 수용한 것과 대비됐다. 그는 "그 당시(당대표 선거 직후)에는 누구도 사임하라는 요청이 없었다"며 "어제 오후 2시 한 대표가 '새 정책위의장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완곡한 말을 한 이후 고민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정책위의장은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면서도 당헌상 당대표에게 정책위의장 임면권이 없단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퇴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의 소통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밝게 웃고 있다. 2024.08.01.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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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와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당직 개편과 관련해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인선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을 불식시키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정진석 비서실장이 한 대표에게 정 정책위의장 유임 설득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은 정 정책위의장 유임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그런데도 한 대표가 "우리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윤심을 거슬렀다. 당초 정책위의장 유임 여부를 둘러싼 갈등은 친한계와 친윤계 간 헤게모니 다툼으로 비춰졌는데,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이 만나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대통령실이 당무에 개입한 것으로 비춰지게 되면서 정 정책위의장이 자진사퇴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엔 정 정책위의장을 유임시켜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들라는 의중이 포함된 것"이라며 "정 비서실장을 통해 우회적으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한 대표가 거부하면서 잠복돼 있던 윤한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평가했다.
정책위의장 인선을 놓고 윤한 갈등까지 부각한 것은 정책위의장 자리가 그만큼 한 대표와 윤 대통령 모두에게 포기하기 어려운 '최후의 보루'였기 때문이다. 한 대표로서는 지명직 최고위원뿐 아니라 정책위의장까지 자기 사람으로 앉혀야 총 9명의 지도부 중 5명의 과반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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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가 한동훈 지도부를 제거할 것이라는 '김옥균 프로젝트'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한 대표로서는 이준석 전 대표처럼 축출되지 않기 위한 과반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
반면 윤 대통령은 최고위원 한 명을 추가로 확보해 한 대표를 견제할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둘러싼 1차 윤한 갈등 이후 서로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미래 권력인 한 대표로선 자신의 정치를 해나가기 위해 윤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연적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양측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새 지도부가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당정갈등이 비화된 데 대해 비판이 나온다. 전당대회에서 '63% 득표율'로 드러난 변화에 대한 민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단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새 인물이 당대표가 됐으면 잘 순항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민주당의 입법폭주와 싸워야 하는데 엉뚱한 데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이르면 2일 신임 정책위의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4선인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 수도권 3선인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 송석준(경기 이천)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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