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지지표명 단체 "해리스, 바이든·트럼프보다 가자주민에 공감"
이스라엘 중시하되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도 주목 '줄타기' 전략 효과
취재진에 손 흔드는 해리스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일 때는 얻지 못했던 흑인 무슬림 단체의 지지도 확보하게 됐다고 미국 N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인무슬림리더십협의회기금(BMLCF) 설립자인 살리마 서스웰은 지난 1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결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흑인 무슬림 단체들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이던 시절에는 그의 가자지구 전쟁 정책 등에 의문을 표하며 지지 약속을 하지 않는 중립(uncommitted) 선언을 했었다.
일부는 '바이든을 버리자'(abandon Biden)며 대선에서 그를 찍지 말라는 운동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바통을 넘겨받게 되자 흑인 무슬림 단체 중 처음으로 BMLCF가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서스웰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일원으로 정책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이 처한 상황에 더 많이 공감하는 면모를 보여줬으며 이런 점이 지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에 참석하지 않았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반복적인 우려를 표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서도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통을 언급하면서 "비극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처럼 이스라엘 지지 원칙은 견지하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도 공감하는 모습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서스웰을 비롯한 흑인 무슬림 단체 지도자들에게는 해리스 부통령의 이런 태도가 지지의 명분이 됐다.
경제적 기회와 임금 평등, 교육, 공공안전 등 무슬림 커뮤니티가 관심을 보여온 국내 문제를 진중하게 다뤄온 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고 서스웰은 설명했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지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서스웰은 "이번 선거는 권위주의적 정권과 민주 정부 중에 선택해야 하는 일이 됐다"며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일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고, 무슬림 여행 금지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매우, 정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BMLCF는 당장 위스콘신, 미시간,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 주에서 해리스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해 유권자 동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스웰은 "팔레스타인 위기와 관련한 해리스 부통령의 모든 입장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가 보다 더 공감할 줄 아는 인물이라고 믿고 있으며 전쟁 종식을 위한 대화에도 더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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