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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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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비조는 없다'…조국혁신당, '지방선거' 판 뒤집기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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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조직 부재' 리스크에도 10월 재보궐 선거 도전

'비례 정당' 꼬리표 탈피 과제…후보 등록으로 돌파

'국힘·민주'와 경쟁 불가피…"본격화 아닌 예정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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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20.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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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4·10 총선 당시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를 통해 상생적 협력을 도모한 혁신당이 전국 정당화를 노리고 있다. 비례정당의 한계를 뚫기 위해 지역 선거에 도전장을 내면서다. 거대 정당의 독점 구도 타파를 내세우는 만큼, 국민의힘과 민주당과의 경쟁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3일 혁신당에 따르면, 당은 오는 5일 당무위원회를 개최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설치' 등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전국 지역위원장 임명을 위한 조치로서 오는 2026년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다.

혁신당은 지난 총선 제3지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12석이라는 성과를 냈다. 야권의 총선 시대정신으로 부각된 '정권 심판론'이 당의 정체성과 맞아떨어졌고, '지민비조' 기조는 진보 진영 지지층의 교차투표를 끌어냈다. 하지만 비례정당이라는 분명한 한계는 존재한다. 254개 지역구 전역을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거대 정당이 양분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혁신당의 전국 정당 실현은 쉽지 않다.

혁신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득표율 24.25%(687만명)를 얻으면서 12석을 확보했다. 거대 정당의 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이 각각 36.67%(18석), 26.69%(14석)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혁신당 돌풍은 전국을 강타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광주·전북·전남 세 곳에서 혁신당은 민주당보다 득표율에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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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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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치권에선 혁신당이 10월 하반기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선 이변을 만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조직과 경험이다.

우선 경험의 경우, 혁신당은 지역 선거에 참전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혁신당보다 낮은 비례대표 득표율로 2석을 얻은 개혁신당도 43개 지역구에 후보를 내고 선거를 치렀다. 이중 경기 화성을(이준석 의원)만 승리하는 초라한 성적을 얻었지만, 개혁신당 입장에선 전국단위 선거 경험이라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예정된 선거를 수월하게 치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선거 경험이라는 노하우를 가진 개혁신당도 이번 재보궐 선거 도전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조직의 부재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지금까지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등 4곳 기초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실시가 확정됐다.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전국단위 선거보다 투표율이 낮은 만큼 각 당의 지역 기반 조직력이 영향을 미친다. 개혁신당은 현재 조직 기반이 약한 만큼, 재보궐 선거 도전에 따른 실익을 계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당도 지역 조직력이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한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부산과 호남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독점 구조에 대해 실망하는 유권자들이 꽤 있다"며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조직이 없이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한 동력인 혁신당의 정체성과 선명한 프레임은 이미 유권자들의 동의를 얻은 만큼,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전략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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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4월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4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4.04.19.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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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당이 조직의 한계를 돌파해서라도 재보궐 선거에 도전하는 배경에는 오는 2026년 지방선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은 비례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지역 선거에 도전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에도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적 자원이 협소한 혁신당 입장에서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이번에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들은 혁신당이 비례정당이기 때문에 후보를 그때도 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혁신당이 비례만 내겠다는 선언을 한 적도 없고 수권정당을 지향한다고 했는데, 좋은 인재들이 우리 당을 주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국 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입법 관철을 위한 협력 관계는 유지되지만, 정당의 존폐가 걸린 선거라는 중차대한 상황에 대한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과의 차별화는 필수인 만큼, 이미 경쟁은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반대는 민주당을 겨냥한 전략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혁신당의 지지 여부는 유권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앞선 핵심 관계자는 "정당은 조직 논리에 따라 당의 기반을 확장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면서 "호남에서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는 만큼, 협력과 경쟁은 계속해서 불가피할 수밖에 없고 경쟁은 '본격화'가 아닌 이미 예정된 수순인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확고한 협력과 생산적 경쟁'을 혁신당은 일찌감치 선언했다"며 "경쟁의 결과물은 생산적이어야 하고, 민주당과의 경쟁으로 인해 국민의힘이 어부지리로 얻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은 민주당의 도움 없이 690만명의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만큼, 그분들의 지지에 보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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